온라인 슬롯지는 설왕설래…이재용·구광모, '조기 인사' 저울질

정인혁 기자 (jinh@kestrelet.com)

입력 2025.11.05 12:24  수정 2025.11.05 12:24

뉴삼성 구도 짜는 온라인 슬롯용, 체질개선 서두르는 구광모

삼성, 이달 말 유력…이 회장 등기이사 복귀 관심거리

LG, 계열사 사업 보고 곧 마무리…셋째주 온라인 슬롯 전망

온라인 슬롯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의 임원 인사 시점이 다가오면서 재계 전반에 설왕설래(說往說來)가 온라인 슬롯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이를 대응하기 위한 '조기 인사'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산업 구조의 급격한 변화 속 세대 교체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룹의 고민이 길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LG그룹은 이달 셋째 주께 사장단 및 임원 온라인 슬롯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슬롯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뒤 처음으로 맞는 인사인 만큼, 조직 및 보직 개편의 폭과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장단 인사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 그리고 컨트롤타워 재건 등이 주요 관심거리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등기이사 임기 만료 이후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해왔다. 그간 사법리스크가 등기이사 복귀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현 시점이 등기임원 복귀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준법감시위원회와 재계에서도 책임 경영을 위해서라도 등기이사 복귀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컨트롤타워의 재건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된다. 2017년 이후 사실상 공백 상태였던 그룹의 전략기획 기능을 다시 한 곳으로 모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삼성그룹의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 산하 조직으로 재편되면서, 컨트롤타워 복원 가능성이 재차 점화됐다.


온라인 슬롯 시점은 이달 말이 유력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온라인 슬롯를 발표해왔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11월 말로 앞당겼다. 올해 역시 비슷한 시점에 온라인 슬롯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도 재계의 관심사다. 노 사장은 지난 4월 공석이 된 DX부문장의 직무대행을 맡아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노 사장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번 온라인 슬롯를 통해 정현호·전영현·노태문 '3부회장' 체제가 복원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2013년부터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해왔다. 당시 권오현 부회장(DS부문)·윤부근 사장(CE부문)·신종균 사장(IM부문) 등 3대 부문 대표가 출범했다. 이는 대표이사의 권한과 사업 책임을 일치시켜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2021년 DX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으로 조직이 재편되며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고, 현재는 전영현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전례를 감안할 때, 노 사장에게 보다 중책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G그룹은 11월 셋째주가 가장 유력한 온라인 슬롯 시점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된 계열사별 사업 보고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보고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조직 개편과 임원 온라인 슬롯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실적 둔화와 업황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온라인 슬롯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말 사장단 회의에서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그룹 역시 부회장 승진 명단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자가 없고, 사장 승진도 2명에 그쳐 올해는 규모가 커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현재 LG그룹 내 부회장은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2인이다.


부회장 후보군으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이 언급된다.


조주완 사장은 올해 미국발 관세 여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주력 사업의 수익성을 지켜내며 신성장 사업인 냉난방공조·전장 등 B2B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주도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 요인이다.


정철동 사장은 오랜 부진을 온라인 슬롯오던 LG디스플레이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는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을 확정했다. 올해 LCD를 버리고 OLED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도 비슷한 키워드로 온라인 슬롯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지만, 현재 위기를 극복하며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들이 대거 등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인혁 기자 (jinh@kestrelet.com)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