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풍선효과로 비수도권 지역서 기회?
정부 주도 공급 확대 따른 건자재·시멘트 회복 기대감
"분양가상한제 부담 정비사업 진행 속도 더욱 더디게 할 듯"
"해외·비주택 물량 착공 업체, 실적 및 주가 차별화 예상"
정부가 수요 억제를 골자로 하는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앞으로 슬롯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불확실성 제거로 일단 슬롯주가 오름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론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에 슬롯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200 슬롯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447.69에 마감했다. 해당 지수는 전날에도 4.53%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KRX 슬롯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 내린 813.93에 장을 마쳤지만, 전날에는 4.23% 상승 마감했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봐도 주요 슬롯주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대체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날과 이날 각각 5.75%, 5.34% 올랐고, 대우슬롯도 3.61%, 0.94%씩 상승했다.
현대슬롯은 전날 6.77% 상승했다가 이날 0.49% 내려앉았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GS슬롯, 한일시멘트 등도 부동산 대책 발표일에 상승했다가 이날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증권가는 슬롯사가 이번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수도권 규제 풍선효과로 비수도권 지역에서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이 슬롯사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수도권) 쏠림 현상이 일부 완화돼 수도권 외곽 지역과 비수도권으로 부동산 수요가 일부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외곽 및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전세가 상승 대비 매매가 상승이 더딘 상황이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 연구원은 "만약 수도권 외곽 지역과 주요 비수도권 지역의 매매가 상승이 이뤄질 경우 슬롯사들의 착공 증가로 이어질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발표된 정부 주도 공급 대책에 대한 관심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15 부동산 대책이 "슬롯사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정부 주도 주택 공급 확대는 건자재업 전반의 물량 회복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정부 주도 착공 확대에 따라 단기적으로 시멘트 중심의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동산 대책 후폭풍으로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장기적으론 슬롯사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우선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민간 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을 경우 사업성 훼손이 불가피하다. 분양 물량의 80%가량을 정비 사업에 의존하는 서울 특성을 감안하면 슬롯사들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조합원의 지위 양도 제한, 이주비 및 중도금 대출 시 추가 주택 구입 제한 등이 정비 사업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가파른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 사업성이 대폭 훼손됐다"며 "분양가 상한제 부담은 정비사업 진행 속도를 더욱 더디게 할 수 있다. 사업성 저하는 슬롯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및 착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여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기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선미·김영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불안정한 업황에도 해외·비주택 물량으로 착공을 늘려가는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 차별화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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