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위 정치…초유의 '3차 국감' 열자는 與

민단비 기자 (sweetrain@kestrelet.com)

입력 2025.10.17 04:15  수정 2025.10.17 05:07

"종이기록 안 읽고 판결" 의혹 제기

여당 법사위원들 추가 슬롯 꽁 머니 공감대

지도부 완화 기조에 실행은 미지수

'민주당 사법부 공세' 부정평가 우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대법원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모습. 추미애 법사위원장(맨 오른쪽) 등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과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대법원 대법정 슬롯 꽁 머니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이 대법원을 상대로 세 번째 국정감사를 검토하고 있다.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드러났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당 지도부는 과도한 압박이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추가 슬롯 꽁 머니 추진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관을 세 차례 감사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16일 법사위 소속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법관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상고심 과정에서 위법으로 증거를 수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사실상 대법원을 상대로 세 번째 슬롯 꽁 머니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법사위는 지난 13, 15일 대법원 슬롯 꽁 머니을 두 차례 진행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현장 슬롯 꽁 머니 결과 대법관들이 사실상 종이기록을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전자기록의 경우에도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설령 읽었다 하더라도 위법 증거 수집 배제 원칙 위반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10월부터 전자문서가 형사 재판에 있어서도 사실상 합법화가 됐으나 4월 당시에는 불법이었다는 주장이다.


전 의원은 "원칙적으로 대법원이 이 사건과 관련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읽을 수 있는 기록은 종이기록”이라며 "4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사건이 배정된 이후 종이기록을 읽어야 하나, 7만 페이지에 달하는 종이기록을 직원들이 복사해서 12명의 대법관들에게 넘겨 대법관들이 단 이틀 만에 숙지하고 심의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종이기록 열람에 대한 근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 사이에선 슬롯 꽁 머니 국감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슬롯 꽁 머니 국감에 대해 "법사위원 대부분이 요구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민주당 법사위원 안에서는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했다.


슬롯 꽁 머니 국감을 실행에 옮길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첫 대법원 국감 이후 법사위에 과한 언행의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전날 "국민은 국회의원의 발언이 아니라 조 대법원장의 답변과 태도를 지켜본다"며 "소란스럽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법사위는 지난 13일 일반 증인으로 채택된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에도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지 않았고, 국감 종료 직전 마무리 발언 뒤 이석도 허락하며 대응 수위를 낮췄다.


정 대표의 한풀 꺾인 듯한 태도는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과도한 공세가 자칫 역풍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조 대법원장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은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무선 100% ARS 안심번호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대법원장에 대한 여권의 공세는 사법권 독립에 대한 침해이므로 부당하다'는 의견이 43.2%, '대법원이 슬롯 꽁 머니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정당하다'는 의견이 41.1%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은 부정 여론과 정 대표의 완화된 기조를 의식한 듯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법원 현장 슬롯 꽁 머니 다음날인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여당 법사위원들이 주장한 추가 슬롯 꽁 머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낮춘 상황 속에서도 여당 법사위원들 사이에선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 요구가 다시 흘러나오기도 했다.


법사위 소속 박균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슬롯 꽁 머니를 하고 대통령을 자기가 결정하려고 하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사실상 스스로 허물었는데 이제 와서 사법부 독립 때문에 국회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옳은 건 아닌 것 같다"며 "조 대법원장이 자진사퇴해주는 게 맞다"고 압박했다.


다만 탄핵 주장은 지나치다며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물러나지 않을 경우 탄핵 여부가 문제가 될 텐데 이 부분은 국정감사 결과를 토대로 한번 폭넓게 논의를 정식으로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대법원장 탄핵은 그렇게 쉽게 거론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탄핵 추진을 예고했다. 혁신당은 17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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