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유일 여성 하원의장…무료 슬롯 탄핵 가결 두번 주도"
2020년 2월 4일 낸시 무료 슬롯(오른쪽) 당시 미 하원의장이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그의 연설문을 찢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앙숙' 낸시 무료 슬롯(85) 민주당 하원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무료 슬롯 의원은 내년 11월 치러지는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6일(현지시간) 말했다. 이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2027년 1월 임기가 끝나면 의회를 떠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 보내는 영상 연설을 통해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진전을 이뤘다. 우리는 언제나 앞서왔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키고 싸움을 계속해 그 길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료 슬롯 의원은 미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하원의장으로 기록됐다. 그는 남성이 주류인 정치권에서 유리천장을 수차례 깨며 새로운 시대를 거듭 열어왔다고 평가 받는다. 가정주부였던 무료 슬롯 의원은 1987년 비교적 늦게(당시 나이 47세) 정계에 발을 들였고,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20선에 성공했다. 2003년부터는 주류 의원으로서 20년간 민주당을 이끌었다. 이중 8년(2007~2011년, 2019~2023년)은 하원의장을 지냈다.
특히 두 번째 하원의장을 역임하던 시절 당시 집권 1기였던 무료 슬롯 대통령과 격하게 대립하면서 앙숙이 됐다. 그는 내란 선동 등의 혐의로 무료 슬롯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가결을 두 번이나 주도했다.
무료 슬롯 의원의 은퇴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에선 정계를 은퇴하는 정치인에게 진영과 관계없이 덕담을 건네는 것이 관행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끝까지 악담을 퍼부었다.
그는 “사악하고 악마 같은 여성이 일을 제대로 못 해 은퇴하는 것”이라며 “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고 명예를 훼손했다. 그가 은퇴해서 매우 기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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