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슬롯 '쇼미'도 판 뒤집는데… 나영석·놀토 '아는 맛' 고집, '진부'가 되다 [D:방송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2.19 14:12  수정 2026.02.19 14:15

또 그 얼굴에 그 포맷? 매너리즘에 빠진 무료 슬롯가에 등돌리는 시청자들

2026년 상반기 예능판에 극명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물급 스타 PD의 컴백과 장수 프로그램의 멤버 보강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청자들은 환호 대신 피로감을 호소한다. 익숙함이라는 안정 장치가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는 모양새다.


ⓒtvN

무료 슬롯 PD는 박서준, 최우식, 정유미 등 이른바 '무료 슬롯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과 함께 신규 예능 제작에 돌입했다. 올 상반기 내 tvN 편성을 확정한 이번 신작은 사장 이서진을 제외한 임직원들의 홀로서기를 내세웠으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또 저 조합이냐', '출연진만 살짝 비튼 자가복제'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


8년째 안방극장을 지키고 있는 tvN '놀라운 토요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데이식스 영케이를 고정 패널로 합류시키며 변화를 꾀했으나, 이미 8명이 넘는 패널진에 매주 3~4명의 게스트가 추가되면서 화면이 과하게 산만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박나래와 입짧은햇님의 하차 이후 여성 고정 출연자가 태연 한 명뿐인 상황에서, 성비 불균형 지적을 외면한 채 남성 패널을 추가한 것은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안정 지향적 행보라는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메인 콘텐츠인 '받쓰' 비중을 줄이고 도입한 게임 등이 재미 면에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더해지며 장수 IP의 매너리즘 논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유튜브 채널 '뜬뜬'

반면, 익숙한 인물과 IP를 가지고도 판을 과감하게 갈아 끼워 성공한 사례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관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튜브 채널 '뜬뜬'의 스핀오프 '풍향고'다. 유재석, 지석진, 양세찬이라는 식상할 수 있는 조합을 가져왔음에도, 앱을 사용하지 않는 '무계획 날것'이란 포맷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숏폼 시대에 1시간이 넘는 긴 분량임에도 시청자들이 열광한 이유는 '무료 슬롯 얼굴'이 보여주는 낯선 생존 방식에 있었다.


시즌 12를 맞이한 엠넷 '무료 슬롯더머니' 또한 정형화된 룰을 넘어 변화를 시도 중이다. 티빙 오리지널로 스핀오프 '야차의 세계'를 공개하며 '무료 슬롯더머니' 시즌 초기의 거친 감성을 수혈하고, 생존자 3명을 본편 중간에 합류시키는 파격적인 변주를 택했다. 이는 올드해진 IP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다.


이름값에 기댄 놀랍지 않은 구성과 인원 추가로 '땜질'하려는 안일함은 더 이상 까다로워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시청자들은 이제 출연진 개인의 인지도보다 그들이 활동하는 포맷의 신선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예능판은 '무료 슬롯 맛'의 안락함 뒤에 숨은 매너리즘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익숙한 출연진이 주는 안정감은 강력한 무기지만, 그것이 변화 없는 반복으로 이어질 때 대중은 가차 없이 채널을 돌린다.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예능이 살아남기 위해선 익숙한 IP를 얼마나 과감하게 해체하고 재조립할 수 있는지가 핵심 역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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