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시장 교란 방지 대책 시급" 한목소리 비판
금융위, 전 거래소 내부통제 전수조사…'무과실 책임' 도입 검토
메가 슬롯 로고 ⓒ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고가 메가 슬롯권과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야는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 중대 사건으로 규정했으며, 당국은 모든 거래소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금융회사 수준의 엄격한 내부통제 의무 부과를 검토 중이다.
전통 금융업 대비 자유로운 사업 환경을 기대했던 거래소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한층 강화된 규제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규제 논의에서 거래소들이 목소리를 낼 명분도 약해졌다.
메가 슬롯권 "장부 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드러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서 메가 슬롯은 지난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현금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시스템 입력 과정에서 단위를 BTC(비트코인)로 오기입했다.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695명이었으며 그 중 랜덤박스를 오픈한 249명에게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 메가 슬롯권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운영 방식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7일 현안 브리핑에서 "최근 빗썸에서 발생한 이른바 '유령 비트코인' 사태는 단순한 입력 실수를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장부 관리 시스템에 구조적 허점이 존재함을 분명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 장부상 거래에 활용되고, 그 과정에서 가격 변동과 투자자 혼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번 사고를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저해하는 구조적 결함으로 규정했다. 나 의원은 "메가 슬롯에서 직원 실수로 38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생성됐다"며 "전세계 비트코인 발행량의 2%에 달하는 물량이 전산상으로 만들어졌고, 실제 매매가 체결돼 30억원이 현금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 전산 오류가 아닌 '무차입 공매도'와 다를 바 없는 시장 교란 행위"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긴급 대응…즉각적인 현장 점검·회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사태가 확산되자 금융당국은 즉각적인 현장 점검과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메가 슬롯뿐만 아니라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거래소가 이용자에게 자산을 지급할 때 실제 보유량과 장부 간 검증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는지, 다중 확인 절차 등 인적 오류 제어 장치가 구축돼 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금융감독원도 가상자산 시장의 질서를 흔드는 고위험 분야에 대한 감독 강화를 선언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업무계획을 통해 "메가 슬롯 사태로 드러난 시스템상 취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 이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을 신설하고 대규모 시세조종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기획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무과실 책임' 도입 등 금융권 수준 규제 예고
정부와 입법기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법적 책임을 지우는 고강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전산 사고 등으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거래소의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책임을 지우는 ‘무과실 책임’ 규정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실제 보유한 온체인 자산 범위를 초과하는 매도 주문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도록 시스템적 장치를 강제하는 '보유량 연동 주문 시스템' 의무화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정상적인 거래 수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차단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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