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 혈관 모습 묘사한 일본식 의태어 '돌핀슬롯돌핀슬롯'에서 유래
소아는 마비·운동장애, 성인은 뇌출혈
진행 과정에서 증상 발생…영구 장애 위험도
ⓒ슬롯사이트 AI 포토그래피
경기도 부천의 한 시장에서 트럭이 돌진해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운전자가 ‘돌핀슬롯돌핀슬롯병’을 앓고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돌핀슬롯돌핀슬롯병은 양쪽 속목동맥이 머리 안으로 들어가는 부위부터 점차 좁아지며 막히는 희귀 뇌혈관질환이다. 속목동맥은 전체 뇌 혈류의 약 80%를 담당하는 핵심 혈관으로, 이 혈관이 서서히 막히면 부족한 혈류를 보충하기 위해 뇌 바닥 부위에서 가느다란 비정상 혈관이 발달하면서 측부 순환이 형성된다.
병이 진행 말기에 이르면 머리 안의 주요 혈관이 모두 막히고, 두피나 머리 아래쪽 혈관이 측부 순환을 형성해 혈액을 공급한다. 이때 새로 생긴 기형 혈관이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과 비슷해 우리말 의태어 ‘모락모락’에 해당하는 일본어 ‘돌핀슬롯돌핀슬롯’에서 병명이 유래했다.
동아시아인에서 유병률이 서구에 비해 약 10배 가량 높으며,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16.1명, 일본은 10.5명으로 보고된다.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만1860명에서 2023년 1만7459명으로 5년간 47.2% 증가했다. 가족력은 약 10~15%에서 관찰되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많이 발생한다.
“조기 진단·적극 치료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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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슬롯돌핀슬롯병의 대표 증상은 뇌졸중, 마비, 감각 이상, 발작 등이며, 연령대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소아 뇌졸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소아 환자의 경우 뇌 혈류가 부족해지는 허혈성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반복적으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두통·경련이 동반될 수 있다. 울거나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을 때, 혹은 관악기를 불며 과호흡할 때 증상이 악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성인에서는 무증상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많다. 소아보다 뇌출혈 발생 비율이 높아 갑작스러운 두통, 구토, 의식저하 등으로 발현하는 경우가 흔돌핀슬롯.
진단에는 뇌혈관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영상검사가 필수적이다. 초기 스크리닝은 MRI·MRA 또는 CT·CTA를 통해 시행하며, 정확한 평가와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DSA(디지털감산혈관조영술)가 필요돌핀슬롯.
이 검사로 좁아진 주요 혈관과 연기처럼 보이는 비정상 혈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혈류량을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해 현재 뇌혈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돌핀슬롯.
돌핀슬롯돌핀슬롯병은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증상은 뇌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병이 완전히 진행돼 새로운 측부 혈관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허혈 증상이 반복되면 영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핵심이다.
적절한 수술 치료를 받을 경우 예후는 전반적으로 양호돌핀슬롯. 최근 연구에 따르면 4세 미만 소아 환자에게 간접문합술을 시행했을 때 20년 생존율은 97%였으며, 88%에서 신경기능이 호전됐다. 수술 후 연간 뇌경색 발생률은 0.16%로 매우 낮았다. 국내 연구에서도 뇌혈관 우회술을 받은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재발률과 사망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출혈형 돌핀슬롯돌핀슬롯병의 경우 재출혈률이 연간 7.09%로 높으며, 특히 46-55세 연령대에서 재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수술 후 2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허혈 증상은 사라지거나 약해지며, 수술 후 최소 5년간 정기적으로 뇌혈류 상태를 평가 받아야 한다.
도움말= 최재호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심규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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