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대공분실 고문'…남민전 슬롯 무료 사이트 연루 이영주씨, 46년 만에 무죄 확정

진현우 기자 (hwjin@kestrelet.com)

입력 2025.11.18 05:18  수정 2025.11.18 05:19

대법 "자유심증주의 한계 벗어나거나 법리 오해한 잘못 없어"

이씨, 지난해 1월 재심 신청해 올 7월 무죄 선고받아…檢, 상고하기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슬롯사이트DB

박정희 정권 말기였던 지난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슬롯 무료 사이트'에 연루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던 당시 대학생 이영주씨에게 46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은 지난 13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 슬롯 무료 사이트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며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씨도 동국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79년 10월 남민전 슬롯 무료 사이트에 연루돼 경찰에 체포됐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씨는 조사 과정에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 등지에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해 1월 재심을 신청했고 올 7월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이승한·박정운·유제민 부장판사)는 수사 과정의 위법성 등을 인정해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재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정치권 등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민전은 지난 1976년 조직된 지하조직으로 유신 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살포하는 행위 등을 벌이는 등 '반유신 활동'을 전개했다.


당시 이른바 '혁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등의 자택을 상대로 한 강도 및 절도 행위 등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9년 경찰은 남민전 슬롯 무료 사이트에 연루된 84명을 검거했고 정부는 당시 '북한 공산집단의 대남전략에 따라 국가 변란을 기도한 슬롯 무료 사이트'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2006년에는 슬롯 무료 사이트 관련자 중 29명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기도 했다.


이씨의 무죄 확정에 대해 이씨의 남편인 고남석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려 4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슬픔과 억울함으로 켜켜이 쌓여 있던 시간 속에 이제야 비로소 작은 기쁨이 스며든다"고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한편, 유신 반대 단체인 한국민주투쟁국민위원회(민투)가 남민전 산하조직이라는 이유로 지난 1980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이 확정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당시 민투 위원장)도 지난해 10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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