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가담 색출·대장동에 '기강 논란'…李슬롯생각 출국날도 혼란 지속

김은지 기자 (kimej@kestrelet.com)

입력 2025.11.18 04:00  수정 2025.11.18 04:00

신상필벌 강조 속 TF…국내 여전히 어수선

정청래·김병기 지도부, 사법 이슈 언급 자제

정책감사 폐지·포상 확대도 혼란 못 잠재워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슬롯생각이 17일 오후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박종경 주UAE 대사대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슬롯생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지만, 슬롯생각 출국과 별개로 국내 공직사회는 여전히 '12·3 비상계엄 가담' 조사와 활력 제고 방안이 뒤얽히며 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의 내란 가담 공무원 색출 작업과 공직사회 달래기 조치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이 슬롯생각이 해외로 향한 날에도 국내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슬롯생각은 전날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한 번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했다. 이 슬롯생각은 출국 하루 전 X(구 트위터)에 공직사회의 혼란을 다룬 기사를 첨부하면서 "내란극복도, 적극행정 권장도 모두 해야 할 일"이라며 "신상필벌은 조직 운영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마 '벌만 주든가 상만 줘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요?"라고 반문했다. 정부가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각 부처에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공직자들의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동시에 적극행정 장려 조치까지 내놓았다. 이런 상반된 조치가 모순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1일 이 슬롯생각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직자의 불법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TF 구성을 의결했다.


내란 수사와 재판이 1년이 다 되도록 장기화되고 있는 점, 계엄 가담자가 승진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공직사회 내부의 반목이 확산하고 있어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에는 감사원과 국가정보원, 슬롯생각 비서실과 경호처 등 슬롯생각 직속 기관을 제외한 49개 중앙행정기관이 포함됐다. 이에 이미 특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공무원들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후 슬롯생각실은 공직사회 불안을 의식한 듯 '공직사회 활력제고'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정책감사 폐지, 이례적 성과 기반 포상 등 조직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두개의 냉온탕 전략이 나란히 가동되면서 공직사회에서는 기강 점검과 달래기가 뒤섞인 채 혼란만 커진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을 두고 검찰 조직의 동요까지 맞물린 것도 공직사회 혼란의 또 다른 축이 되고 있다. 정부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의 1심 선고 항소 포기에 반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선 검사장 전원을 평검사로 인사 전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검사장 징계 회부 조치 검토'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법무나 검찰이 안정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의 공세도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의 뒷배를 이 슬롯생각으로 지목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한 범죄수익 7800여억 원을 합법적 전리품으로 넘겨줄 위기라고 지적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슬롯생각의 외교 성과가 묻히는 것을 의식한 듯 강경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먼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슬롯생각이 공직사회를 '네 편, 내 편'으로 가르기 위해 공직자의 휴대전화까지 다 뒤지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언어 조작, '입틀막' 독재의 달인, 이재명 정권은 소위 '헌법파괴 내란몰이'를 '헌법존중 정부혁신'이라 부르라고 하고 '공무원 불법 사찰'을 '신상필벌'이라 부르라고 한다"며 "공무원의 PC와 휴대전화를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제보센터를 만들어 동료 직원 고발을 수집하는 것은 북한에서나 목도할 법한 불법적 공무원 사찰"이라고 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전대미문의 항소포기 사건과 관련해서 전국 검사장들이 그 사유라도 알려달라고 노만석 전 검찰총장 대행에게 요구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은 이런 검사장들의 요구에 대해 '항명'이라고 하고 징계하고 수사해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만약에 이 일이 진정 진행된다면 이 슬롯생각이 자신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주범임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는 비판을 불사했다.


반면 민주당 투톱인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사법과 관련한 이슈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이 슬롯생각의 외교 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원했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 등 일부 지도부는 '내란 전담재판부' 도입을 요구했지만 지도부 차원의 논의사항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이 전날까지 검찰 내부 반발을 '집단 항명'으로 규정하면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앞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동안에도 이 슬롯생각의 외교적 성과를 띄우기 위해 '무정쟁 주간'으로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슬롯생각실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10월 APEC 정상회의에 이어진 이번 순방이 비상계엄 등 혼란스러운 정국 이후 한국 정부가 다자외교 무대에 정상적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보고 있다.


이 슬롯생각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출국해 이날 오후 8시 15분 무렵(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이 슬롯생각은 7박 10일간 UAE와 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를 방문하는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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