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끌어내린 정부, 채권시장에도 개입할까

강현태 기자 (trustme@kestrelet.com)

입력 2025.11.18 06:12  수정 2025.11.18 06:12

다음주 금통위서 이창용 '결자해지' 주목

코로나·레고랜드 때와 비교하는 분석도

"금융슬롯 불안 걱정할 상황될 수도"

정부, 단순매입·RP매입 카드 꺼낼까

정부 구두 개입으로 슬롯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불안 심리가 가중되는 채권시장에서도 정부가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슬롯사이트 AI 삽화 이미지


정부 구두 개입으로 슬롯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불안 심리가 가중되는 채권시장에서도 정부가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방향 전환' 발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악화로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개입 카드를 만지작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7일 기준 서울 채권슬롯에서 국고채 금리는 대체로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914%에 장을 마쳤다.


2년물, 5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2.6bp, 2.1bp, 1.6bp 하락해 연 2.802%, 연 3.105%, 연 3.301%에 마감했다. 50년물은 5.0bp 상승해 연 3.153%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주 금요일(14일)에는 1·2년물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연중 최고치가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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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당분간 고점 탐색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오는 27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슬롯을 놀라게 했던 이창용 총재가 '결자해지'에 나설지 주목된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입장은 통화 완화 사이클 유지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당시 슬롯에선 '방향 전환'이라는 표현에 주목했고,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도하진 않았으나 이런 일을 촉발한 인사의 추가 설명이 슬롯 안정의 키(key)"라며 "추가 설명은 2주 뒤 금통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전까지 슬롯은 지금 레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 흐름이 채권슬롯 불안 심리가 극대화됐던 2020년, 2022년 국면과 유사하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슬롯 안정이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위축된 투자 심리 흐름은 2020년 3월 팬데믹과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수준과 비교될 정도"라고 짚었다.


국고채 3년 및 10년 금리의 일중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슬롯에서의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연구원은 "올해를 포함한 3가지 사례 모두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 CP 금리 상승이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며 "이러한 모습은 채권슬롯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 악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세는 채권슬롯 내 유동성 흐름이 원활하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금융시스템적 불안을 걱정할 상황으로 변모할 수 있다. 2020년 3월과 2022년 10월 사례와 비교되는 현시점부터 채권슬롯 안정 대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통한 국채슬롯 안정은 물론,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을 통한 단기자금 슬롯 안정 등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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