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10슬롯피 2조 이상 상장사, 영문공시 전면 확대…임원보수 세부공시 의무화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주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사 공시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슬롯사이트 AI 삽화 이미지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주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사 공시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자산 2조원 이상 TOP10슬롯피 상장사는 2026년 5월 1일부터 주요 공시를 영어로도 제출해야 하며, 주주총회에서는 안건별 찬성률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 임원 보수 공시도 스톡옵션, 주식기준보상까지 모두 포함해 세부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제가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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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17일 ‘자본시장 접근성 및 주주권익 제고를 위한 기업공시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영문공시 확대, 주주총회·임원보수 공시 강화 등의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영문공시 의무화…“한글 공시와 동시에 영어로도 제출”

영문공시 확대는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현재는 자산 10조원 이상 대규모 TOP10슬롯피 상장사 등 111곳만 일부 주요 공시(26개 항목)를 3영업일 내에 영문으로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5월 1일부터는 대상이 자산 2조원 이상 TOP10슬롯피 상장사 265개사로 대폭 확대된다.

공시 범위도 크게 넓어진다. ▲주요경영사항 전체(55개 항목) ▲공정공시 ▲조회공시 등 사실상 거래소 공시 전반이 영문공시 대상이 된다.

공시 기한도 단축해 자산 10조원 이상 대규모 TOP10슬롯피 상장사는 국문공시를 제출한 당일, 자산 2조원 이상 TOP10슬롯피 상장사는 국문공시 제출 후 3영업일 내에 영문공시를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당국은 2028년 중 TOP10슬롯피 전체 상장사까지 영문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3단계 개편도 추진한다. TOP10슬롯닥 시장은 자산 2조원 이상 대형사부터 영문공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영문공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거래소 번역지원서비스 확대 ▲산업·업종별 전문 영문공시 용어집 배포 ▲영문공시 관련 관계기관 교육 ▲영문 DART 전용 시스템 구축(2025년 말) ▲XBRL 전산언어 적용 확대(금융업 포함·재무제표 주석까지) 등 지원책도 병행된다.

2026년부터 주총 안건별 찬성률 의무공시…“투표 결과 투명하게 공개”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공시 개편도 포함됐다. 현재는 개별 안건의 가결 여부만 공개될 뿐, 찬성률·반대율·기권율 등 세부 표결 결과는 제공되지 않는다.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국이 의안별 찬반 비율을 공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2026년 3월 주총부터는 각 안건의 찬성률·반대·기권 비율을 당일 수시공시로 공개해야 한다. 정기보고서에는 찬반 비율뿐 아니라 찬성·반대 주식 수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3월 하순에 몰리는 ‘주총 러시’를 분산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신설된다. 그간 상장사의 90%가 주주총회를 3월에 개최해 주주의 참여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기업이 의결권 기준일을 조정해 4월 주총 등 ‘분산개최’ 할 경우 ▲공시 우수법인 가점 확대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등을 적용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주총 분산 노력을 명시하도록 가이드라인이 개정된다.

임원보수 공시 세부내역 공개…기업성과 연동성도 병기

임원 보수 공시도 대폭 강화된다. 지금은 임원 보수 산정근거가 ‘직급·성과 고려’ 등 모호하게 기재되는 경우가 많고, 주식기준보상과 현금보수가 분리돼 있어 실제 보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2026년 반기보고서부터는 임원 전체 보수총액 표에 최근 3년간 총주주수익률(TSR)·영업이익 등 성과 지표를 병기해 보수와 실적 간 연관성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보수 항목도 급여·상여·스톡옵션·주식기준보상·퇴직소득 등으로 세분화해 산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아울러 주주가 주식기준보상을 포함한 실질적인 임원 보수규모를 용이하게 파악 할 수 있도록, 현행 임원 전체 보수총액 및 개인별 보수 공시서식에 모든 주식기준보상을 함께 공시하고 미실현 주식기준보상의 현금환산액은 병기하도록 개선한다.

스톡옵션 외 주식기준보상의 경우에도 임원 개인별 상세 부여 현황을 별도로 공시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번 공시 개선방안에 따라 영문공시 확대 및 지원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개선방안 시행 후 추가 개선 필요사항이 없는지 공시 현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