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슬롯에서도 '만리장성' 쌓는 中…항서제약, 글로벌 빅파마 제치고 깜짝 1위

이소영 기자 (sy@kestrelet.com)

입력 2025.11.09 06:00  수정 2025.11.09 06:00

지난해 중국서 개시한 슈퍼슬롯 5075건, 미국과도 큰 차이

항서제약, 아스트라제네카 제치고 슈퍼슬롯 1위 기업 올라

상위권 차지한 중국 기업들, 기존 글로벌 빅파마 밀려나

중국 슈퍼슬롯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지난해 글로벌 슈퍼슬롯시험 규모가 5.5% 성장한 가운데 중국 제약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항서제약은 전통적인 글로벌 빅파마를 제치고 슈퍼슬롯 최다 개시 기업으로 올라섰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의약품 시장분석기관 사이트라인 보고서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슈퍼슬롯 1~3상 시험 건수는 총 1만503개로 2023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 중 중국에서 시작한 슈퍼슬롯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5075건으로 아시아 슈퍼슬롯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미국(2758건)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슈퍼슬롯 중 기업이 의뢰한 슈퍼슬롯은 7048건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가장 많은 슈퍼슬롯을 시작한 기업은 중국의 항서제약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항서제약이 개시한 슈퍼슬롯은 132개로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사이트라인 보고서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현재 20개 이상의 국제 연구를 포함해 총 400개 이상의 슈퍼슬롯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미국 머크(MSD),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대규모 기술이전 거래를 체결했다.


2024년 글로벌 슈퍼슬롯 상위 10대 기업 순위 ⓒ사이트라인

기업 주도 슈퍼슬롯 상위 10대 기업 순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중국 시노바이오팜은 2023년 8위에서 지난해 4위, CSPC는 순위권 밖에서 7위에 오르며 항서제약 외에도 3개의 중국 기업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스위스 로슈, 미국 BMS, 스위스 노바티스 등 기존 글로벌 빅파마들은 지난해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2023년 5위였던 항서제약이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며 “글로벌 슈퍼슬롯시험 동향을 보면 중국의 제약 역량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더 많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슈퍼슬롯 적응증 부문에서는 종양학이 여전히 최상위권에 자리했지만 성장률은 2023년 약 9.5%에서 2024년 약 5%로 둔화됐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분야는 심혈관 질환 슈퍼슬롯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슈퍼슬롯 적응증에서 두 번째로 큰 분야인 중추신경계(CNS)는 2024년 14.7% 증가했으며 구체적으로 통증, 우울증 및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가 늘어났다.


사이트라인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혁신에 중요한 인공지능(AI) 및 기타 디지털 발전이 약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향후 기업 간 거래 뿐 아니라 데이터 공유 플랫폼 등에서 더 많은 파트너십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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