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여기 수행할 사람 없는데 정쟁만 난무…주택공급 동력 상실 ‘위기’

배수람 기자 (bae@kestrelet.com)

입력 2025.10.28 07:00  수정 2025.10.28 07:00

국토부 1차관에 LH·HUG 사장 ‘리더십 공백’ 우려↑

10·15 대책 관련 정치권 공방 계속…슬롯여기 동력 약화

슬롯여기 절벽 현실화…애꿎은 무주택 서민만 ‘고통’ 심화

ⓒ뉴시스

주택 공급 슬롯여기을 수행할 주요 공공기관장 선임 절차가 늦어지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1차관 자리마저 공석이 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앞서 발표된 9·7 슬롯여기대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이번 대책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만 난무하고 있어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 1차관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본격화할 9·7 슬롯여기 대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상경 전 1차관은 갭투자(전세 낀 매매) 논란과 10·15 부동산 대책 관련 “집값이 떨어지면 돈 모아서 사라” 등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구설에 휘말리면서 지난 24일 오후 늦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이 전 차관의 실언으로 인한 부동산 민심 악화를 의식한 듯 하루 만에 그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서울·수도권 집값 불안, 슬롯여기 절벽 우려 심화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정부의 차질 없는 부동산 대책 이행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토부 당면 과제다.


하지만 도시개발 및 주택·건설 슬롯여기을 총괄하는 1차관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슬롯여기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달 들어 이 전 차관을 필두로 출범한 ‘9·7대책 이행점검 태스크포스(TF)’ 운영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정부의 주택 슬롯여기을 뒷받침할 산하기관장 인선이 늦어진단 점도 걸림돌이다. 9·7 공급대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일찍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국토부는 아직 이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의 슬롯여기 대출 및 보증 업무 등을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역시 지난 6월 유병태 전 사장이 물러난 뒤 4개월 째 직무대행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1차관을 비롯해 주요 기관장 공석이 길어지게 되면 그만큼 부동산 슬롯여기 관련 행정 절차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대책을 놓고 여야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단 점도 시장의 혼란과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수요억제책 위주의 이번 대책이 ‘실패한 대책’이라며 원점 재검토 및 보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슬롯여기 책임자들의 갭투자 및 고가아파트 보유 관련 ‘내로남불’ 논란도 쟁점화되고 있다. 서울시도 국토부가 시와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규제지역을 확대했다며 공급 위축 등 시장 불안이 우려된다고 힘을 싣는 중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비상인 만큼 10·15 대책은 특단의 조치였다고 방어하고 있다. 이번 대책이 갭투자를 막고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거라고 반박한다.


당정은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9·7 슬롯여기대책과 10·15 대책 등을 바탕으로 서울 내 지역별 주택슬롯여기 세부 계획 발표를 계획 중이다. 대규모 주택슬롯여기 대책이 마련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제기되자 보완책을 마련한단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슬롯여기과 관련해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데다 주요 슬롯여기 집행 기관의 불안정한 상황, 주무부처 차관 공백 등 악재가 맞물려 효과적인 공급 슬롯여기 추진이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공급 절벽 우려가 점차 심화하는 상황에서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애꿎은 시장 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거란 견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슬롯여기을 관할하는 담당 핵심 리더들이 사라짐으로 인해 정부 슬롯여기의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며 “빨리 부동산 슬롯여기을 담당할 적임자를 찾아 바로 슬롯여기 수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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