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국혁신당 비공개 당무위서 결정
조국 "전적으로 내 부족함 탓…모자랐다"
피해 회복·재발 방지 등 제도 정비 다짐
15일 첫 공식 회의 주재하며 복귀 예고
조국혁신당이 비상대책슬롯장으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선출했다. 당초 11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설 계획이었으나, 성비위 사건으로 당이 파국으로 치달으며 예상보다 빨리 당 수장으로 복귀했다.
다만 조 원장이 사면·복권 후 당내 사태 수습보다 정치행보를 우선해 사실상 파국을 방조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며 인정한 그가 조기등판으로 내홍을 수습할 지, 말뿐인 다짐에 그칠 지 행보가 주목된다.
혁신당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무위원회의에서 조 원장을 슬롯원장으로 선출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조 원장은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이후 약 한 달 만,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복역한 지 약 9개월 만에 원외(院外) 신분으로 당을 다시 이끌게 됐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무위 의결 사항을 이같이 전했다. 앞서 김선민 대표권한대행 체제의 혁신당은 지난 7일 당내 성비위 논란으로 대행을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후 혁신당은 네 차례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조 원장이 슬롯원장을 맡아야할 지 여부를 두고 격론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비위 논란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꾸려진 슬롯 체제인 만큼, 조 신임 슬롯원장 앞에 놓인 상황도 녹록지 않다. 당장에 혁신당 창립 멤버였던 당내 인사들이 탈당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성비위 사건 피해자 대리인을 맡았던 강미숙 당 여성위원회 고문이 최근 온라인으로 탈당계를 제출했고, 은우근 전 창당준비위원장도 페이스북에 탈당과 상임고문직 사퇴를 알렸다.
조 슬롯원장도 임명 직후 이번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본인의 잘못이라며 쇄신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슬롯원장 임명 직후 낸 입장문에서 "당의 위기는 전적으로 나의 부족함 탓이다. 내가 많이 모자랐다"며 "슬롯를 통해 새로운 혁신당으로 태어나라는 당원과 국민의 뜻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번 당을 대표해서 피해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모든 것을 피해자와 국민 눈높이에 진실하게 맞추겠다"며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피해자 지원 등 제도적 정비를 서두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강미정 전 대변인의 탈당이 너무나 아프다. 하루라도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당이 돌아오고 싶은 공동체가 되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임 최고슬롯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차규근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현재 당원 상호간에 과도한 비판과 비방이 오고가면서 서로 상처를 입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모든 것이 나를 비롯한 종전 지도부의 책임이다. 상처입은 피해자,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와 위로, 그리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한편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수감됐다가 지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조 슬롯원장은 오는 15일부터 첫 슬롯회의를 주재하며 공식 업무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10명 안팎의 슬롯원을 선임해 임시 지도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조 슬롯원장은 "슬롯의 방향과 실천 과제는 첫 회의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혁신당에 따르면 당 윤리슬롯회는 이번 사태로 성비위 사건 가해자 2명 중 1명은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을, 나머지 1명은 당원권 자격 1년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아울러 황현선 사무총장과 이규원 사무부총장 등 당내 핵심 직책의 인사들도 전원 사퇴했다. 혁신당이 지난 22대 총선에서 원내에 입성한 지 불과 1년 5개월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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