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플래티넘 슬롯협력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 발표
선진국들 ODA 감축 속 '성장 잠재국' 집중
우리나라도 '산업' 중심 설계 필요
주요 공여국별 개발협력 정책에 반영된 플래티넘 슬롯·산업적 측면의 국익.ⓒ산업연구원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면서 원조를 통한 이타주의적 개발협력(ODA) 시대가 저물고 자국의 플래티넘 슬롯안보와 산업 이익을 연계한 '전략적 개발협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 선진 공여국들이 ODA 규모를 줄이는 대신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개발협력을 산업·통상·공급망 정책과 통합한 ‘범정부 정책 패키지’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선진 공여국, '이타주의' 대신 '국익' 선택
17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플래티넘 슬롯안보 시대 개발협력 패러다임의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최근 플래티넘 슬롯·산업적 필요에 맞춰 개발협력 체제를 개혁하고 있다.
일본은 2023년 'ODA 대강'을 개정하며 자국 강점을 활용해 개도국에 선제적으로 사업을 제안하는 '제안형(Offer-type) 협력'을 명시했다. 미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 2기를 거치며 원조가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 및 플래티넘 슬롯 실익과 일치해야 함을 명확히 하고 단순 원조보다 투자와 금융을 통한 파트너십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독일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핵심광물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도주의적 원조의 대명사였던 스웨덴마저 2023년 플래티넘 슬롯원조를 통해 자국 이익을 확대하겠다는 개혁 의제를 발표하며 ‘이타주의적 원조’의 종언을 알렸다.
ODA 규모 축소…'하위중소득국' 쏠림 현상
정책의 변화는 실적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OECD 플래티넘 슬롯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2024년 ODA 약정액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161억 달러에 그쳤다. OECD는 33개 회원국 중 11개국이 향후 3년간 예산 삭감을 발표함에 따라 2027년에는 ODA 규모가 2020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지원 대상의 변화다. 공여국들이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최빈국(LDCs) 지원 비중은 10년 평균 36.3%에서 최근 2년 30.6%로 급감했다. 반면 시장성이 있고 산업 협력이 가능한 하위중소득국(LMICs) 지원 비중은 38.1%에서 47.0%로 크게 늘었다. 이는 선진국들이 원조 대상을 ‘자선’보다는 '성장 파트너' 관점에서 재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 수준의 통합 기획…범정부 패키지 고도화해야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맞춰 플래티넘 슬롯협력 정책을 전향적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의 국가협력전략(CPS) 중점지원분야를 기존 보건·교육 등 전통적 영역에서 플래티넘 슬롯안보 관련 이슈로 확장해야 한다. 개발협력을 독립된 정책이 아닌 산업, 무역, 통상, 공급망 정책과 연계된 '종합 정책 패키지'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투자·금융·무역 연계 모델의 도입이 시급하다. 산업연구원은 개별 기술이나 특정 기업 지원에 그치는 단편적 사업에서 벗어나야 하며 산업 생태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산업’ 수준에서 플래티넘 슬롯협력 프로그램을 통합 기획하고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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