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입장문
"실험 가장 먼저 수행했지만
제도화 과정서 배제될 위기
7년 노력 헛되지 않게 해달라"
지난 2024년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슬롯 배당위원회로부터 K-핀테크 30에 선정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루센트블록
금융위원회가 논란을 빚은 토큰증권(슬롯 배당)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절차를 조만간 매듭지을 전망인 가운데 예비인가 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루센트블록 측은 창업 생태계에 미칠 악역향을 강조하고 나섰다.
'창업 육성'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지난 7년간 생태계 구축에 기여해 온 루센트블록을 외면할 경우, 창업자들의 도전 정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남긴 글에서 "가치를 위해 쌓아온 2647일이 한순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 문제가 단지 한 기업의 생존 문제로만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규제 샌드박스를 믿고 도전했던 수많은 팀들이 제도화 순간에 어떤 대우를 받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연계된 슬롯 배당 거래 시스템의 '표준'을 확립하는 등 개척자 역할을 맡아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 행보를 인정받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업계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7년간 불확실성을 감내하며 사업성을 거듭 증명해 왔지만, 슬롯 배당당국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라는 대형 후발주자에게 과실을 떠먹이려 한다는 게 루센트블록 측 주장이다.
허 대표는 "한편으로는 개척자로, 한편으로는 실험체로 하루하루 노력한 결과 시장성을 결국 증명했고 제도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도 "정작 그 실험을 가장 먼저 수행한 우리는 제도화 과정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여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등 대규모 공적·준공적 기관들이 경쟁 주체로 등장했고, 루센트블록은 제도권 진입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감내한 시간과 위험, 그리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시장 위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요청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7년의 도전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한 번만 더 귀 기울여 살펴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슬롯 배당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한국거래소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에 대한 인가 의견을 첨부해 예비인가 신청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슬롯 배당혁신지원특별법 등에 따라 정부가 육성해 온 스타트업, 루센트블록 참여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적격 의견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 논의 안건을 확정 짓는 슬롯 배당위 정례회의에선 통상 증선위 의견이 존중되는 만큼, 루센트블록의 '퇴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일각에선 7년간 해당 분야에서 '퍼스트 펭귄' 역할을 맡아 생태계 구축에 기여했던 루센트블록이 배제될 경우, 이재명 정부 창업 육성 기조에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인허가 절차에 대해서는 의심도 많고 걱정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하게, 공정하게, 떨어지는 사람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니까 납득할 수 있게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슬롯 배당위는 예비인가 안건을 슬롯 배당위 정례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선위 결정을 존중해 한국거래소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에 슬롯 배당 유통을 맡기되, 예비인가 대상에서 배제되는 루센트블록이 슬롯 배당 발행 업무를 맡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억원 슬롯 배당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발행 업무가 있고 유통 업무가 있다"며 "인가를 받지 못하게 되면 샌드박스를 허용할 때 그것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들이 있다"고도 했다.
컨틴전시 플랜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이 위원장이 슬롯 배당 관련 업무를 '발행'과 '유통'으로 거듭 구분 지은 만큼, 이를 고려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루센트블록이 인가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장벽에 부딪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유통업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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