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에그 슬롯세율 인하 대신 납부방식 개선으로도 성장 효과"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2.03 12:00  수정 2026.02.03 12:00

대한상의, 중장기 에그 슬롯세수 전망 및 에그 슬롯세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분석

에그 슬롯세 연부연납 기간 20년으로 확대·최소 5년 거치기간 도입 등 제시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회의 에그 슬롯세 완화에 대한 입법 논의가 중단된 가운데, 세율인하 대신 연부연납 기간 연장 등 납부방식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납세부담 및 자본유출을 줄이고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에그 슬롯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현행 에그 슬롯세 제도가 유지될 경우 에그 슬롯세수가 2024년 9.6조원에서 2072년에는 35.8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연부연납 기간 연장, 상장주식 현물납부 허용, 주식평가 장기화 등 납부방식 다양화는 세수 감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업 승계를 원활하게 해 사회적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상의가 제안한 납부방식 다양화는 ▲현재 10년인 에그 슬롯세 일반재산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거나 최소 5년의 거치 기간을 도입하고 ▲상장주식도 현물납부를 허용하며 ▲주식평가 기간을 기준일 전후 각 2개월에서 2~3년으로 확대해달라는 내용이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부유층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연간 한국 고액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급증했고 영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이다. 상의 관계자는 “50~60%에 달하는 에그 슬롯세가 자본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에그 슬롯세는 수십 년간 근본적인 제도 변화 없이 세 부담 규모만 꾸준히 커져왔다. 에그 슬롯세 과세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약 13배 급증했고 총세수 대비 에그 슬롯세수 비율은 같은 기간 0.29%에서 2.14%로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에그 슬롯세는 과거 초부유층 세금에서 점차 중산층까지 체감하는 세금으로 바뀌고 있다.


상의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와 정부의 세수추계 변수 등을 활용해 2072년까지의 장기 에그 슬롯세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에그 슬롯세수는 2024년 9.64조원에서 2040년 21.30조원, 2062년 38.35조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뒤 2072년 35.78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증세는 에그 슬롯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70세 이상 사망자 수가 2025년 26.4만명에서 2072년 68.7만명으로 2.6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상의는 과도한 에그 슬롯세 부담이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고 자본 축적을 저해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적 근거도 제시했다. 1970년부터 2024년까지의 우리나라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GDP 대비 에그 슬롯세수 비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에그 슬롯세 납부세액이 총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적용되는 연부연납 제도는 현재 가업에그 슬롯 중소·중견기업에만 최대 20년 분납 또는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개인과 대기업은 거치 기간 없이 10년 분납만 허용된다.


에그 슬롯세 실질부담률은 분납 기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재산에 적용되는 10년 분납의 실질부담률은 일시납부 대비 70% 수준인 반면, 가업에그 슬롯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되는 20년 분납은 51.4%, 10년 거치 및 10년 분납은 32.3%까지 낮아진다. 기간별 부담률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상의 관계자는 현행 제도가 일반 국민과 다수 기업에게 불합리한 차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연부연납 기간을 확대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해 GDP 증가폭이 에그 슬롯세수 감소분을 크게 상회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조세 전문가는 “유산취득세 또는 자본이득세 도입과 같은 에그 슬롯세제의 근본적 개편에 현실적 제약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납부방식의 개선을 통해 기업승계에 따른 과중한 에그 슬롯세 부담을 경감하면서 상당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는 정부의 세제개편 논의에서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정책적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상의는 연부연납의 경우 매년 세금을 내고 남은 잔액에 대해 국세기본법 시행령에 따른 국세환급가산금이 부과되는데 올해 기준 그 요율이 3.1%로 과중하다며 에그 슬롯세는 납부기간이 장기간인 점을 고려할 때 연부연납 가산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에그 슬롯세 물납을 상장주식에도 허용해 현금흐름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에그 슬롯 주식 평가시 에그 슬롯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 시세 평균액 대신 전후 2~3년간의 장기 평균액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높은 에그 슬롯세 부담으로 인해 기업투자 위축, 주가상승 부담, 경영권 매각 등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며 “에그 슬롯세 납부방식 개선만으로도 납세자의 실질 부담을 크게 줄여 기업투자 확대와 경제활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납부 방식의 유연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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