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레벌떡 슬롯 검증피 20조원 사들인 개미 눈물 굵어지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2.03 07:08  수정 2026.02.03 07:08

슬롯 검증피 폭락에도 개미 5조 순매수

5000피 돌파한 지난주 14조 순매수

투자자예탁금·신용거래융자 증가세

증권가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 무게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슬롯 검증피 및 슬롯 검증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개미 투자자들이 슬롯 검증피 5000포인트 돌파를 전후해 매수세를 가파르게 키운 가운데 단기 급등, 대외 변수 등으로 인한 증시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슬롯 검증피에서 19조원을 순매수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던 개미들이 상투를 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반복될지 주목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슬롯 검증피 지수는 전장 대비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101.74포인트(1.95%) 하락한 5122.62로 출발했다. 장 중반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 매도세 여파로 낙폭을 키우며 4933.58까지 내리기도 했다.


가파른 하락세에 오후 12시 31분,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까지 발동됐다.


역대급 하락장이 펼쳐졌지만, 개미들은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포함해 슬롯 검증피에서만 약 5조2705억원을 순매수하며 여타 투자자들과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일찍이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했던 외국인·기관 투자자들과 달리, 개미들은 지난주 슬롯 검증피 5000 돌파를 전후해 황급히 국내주식 매집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새해 첫 거래일부터 23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슬롯 검증피 순매수 규모는 약 4533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1월 마지막째 주 5거래일(26~30일)에만 약 14조2488억원을 폭풍 매수했다. 2월 첫 거래일인 전날 순매수 규모까지 합하면, 6거래일 만에 슬롯 검증피에서만 20조원 가까이 사들인 셈이다.


5000피를 계기로 개미들이 '뒤처지면 안 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에 휩싸여 증시로 뛰어들자마자 폭락장을 직면해 '물타기'까지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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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미들의 '과열' 조짐은 여타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증시대기자금으로 평가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 30일 106조원까지 돌파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도 지난달 29일부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 투자자가 주식예탁금 등을 담보 삼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단기 조정에 그칠 수도 있지만, 빅테크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미국발 관세 변수 등이 장기화될 경우 개미 손실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다만 증권가는 슬롯 검증피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하면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주요국 증시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이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며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자산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기에 한국 증시 또한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안정적 선택지"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증시를 상징하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아 슬롯 검증피 지수도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27년 반도체 3년 연속 이익 증가 및 이익 사상 최고치 경신을 예상한다"며 "최근 추가적인 순이익 상향 조정을 고려하면 기대 주가 수익률은 33%다. 슬롯 검증피 내 반도체 시총 비중(38%)을 감안할 경우, 슬롯 검증피 상승 여력은 12~13%"라고 전했다.


다만 "이익 증가율 정점 통과 이후 반도체 주가 수익률 정체 시 슬롯 검증피도 정체할 수 있다"며 "미국 설비투자(CAPEX) 증가율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설비투자 지표가 국내 반도체 이익증가율과 높은 연관성을 보여 온 만큼 해당 지표가 하락 전환할 경우, 반도체 수요 기대 약화와 관련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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