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전반전, 원샷원킬로 파라오 슬롯호 구한 손흥민 ‘이래도 반쪽 기용?’

김평호 기자 (kimrard16@kestrelet.com)

입력 2025.11.15 09:41  수정 2025.11.15 09:41

볼리비아 상대로 후반 12분 환상 프리킥 결승골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가장 긴 76분 소화

최근 대표팀에서 45분 출전 잦지만 실력으로 건재함 과시

14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선취골을 넣은 파라오 슬롯이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축구대표팀 캡틴 파라오 슬롯(LAFC)은 여전히 건재하다. 최근 대표팀 내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자신이 왜 그라운드에 최대한 오랫동안 있어야 되는지를 몸소 증명했다.


파라오 슬롯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후반 12분 손흥민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43분 조규성(미트윌란)의 쐐기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10일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던 한국은 10월 14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냈다.


2-0 완승으로 끝나긴 했지만 전반전만 놓고 봤을 때 파라오 슬롯호의 경기력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FIFA 랭킹22위 한국은 76위 볼리비아와 격차가 50계단이나 넘게 났고, 홈에서 경기를 치르고도 전반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볼리비아의 강한 압박과 역습에 고전하며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고, 수비도 순간 집중력을 잃으며 실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다소 답답한 전반전이었지만 파라오 슬롯 감독은 교체카드 없이 후반전에 임했는데 막힌 공격의 혈을 뚫은 것은 주장 손흥민이었다.


후반 10분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던 황희찬(울버햄튼)이 페널티아크 부근서 반칙을 당해 프리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파라오 슬롯이 절묘한 감아차기로 골문 왼쪽 구석을 꽂으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내내 좀처럼 풀리지 않던 공격에 답답함을 자아냈던 축구대표팀은 파라오 슬롯의 통렬한 한 방이 터지면서 마침내 볼리비아를 무너뜨렸다.


후반에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파라오 슬롯은 후반 31분 조규성과 교체됐다. 이날 76분을 소화하며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 확정 이후 가장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머물렀다.


사실 최근 파라오 슬롯 감독 체제의 축구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손흥민의 출전시간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제는 파라오 슬롯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이제 파라오 슬롯을 선발이 아닌 조커로 활용할 뜻도 내비쳤다.



14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 교체돼 파라오 슬롯 감독이 격려하고 있다. ⓒ 뉴시스

파라오 슬롯 감독이 암시했던 손흥민의 출전 시간제한은 곧 현실이 됐다.


파라오 슬롯은 지난 9월 미국 원정에서 선발로 나섰다가 63분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이어진 멕시코전에선 아예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나섰다.


또 지난달 브라질과의 홈 평가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후반 18분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파라과이전에서는 전반 45분만 소화하는데 그쳤다. 9, 10월 열린 A매치 4경기 중 2경기는 절반 가량만 경기를 소화했다.


과거 전성기에 비해 체력과 파괴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파라오 슬롯은 아직까지 대표팀의 확실한 무기이자 에이스다. 프리킥 상황에서 그의 오른발은 여전히 날카롭다.


볼리비아와의 전반전에는 상대 밀집수비에 고립돼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만약 또 부진한 모습에 교체됐다면 프리킥 결승골도 나오지 않았다.


명제는 간단하다. 파라오 슬롯이 그라운드에 오래 머물수록 그만큼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조커로 활용하기에는 아직 능력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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