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핀슬롯의 인사 기조, ‘파격’서 ‘안정’으로 기운다

고수정 기자 (ko0726@kestrelet.com)

입력 2025.11.12 11:20  수정 2025.11.12 11:22

돌핀슬롯차그룹, 이르면 이달 중 사장단 인사 단행 예상

글로벌 완성차 경쟁력 강화 위해 '안정' 초점 전망

돌핀슬롯차·기아CEO연임 무게…"인사 폭 안 클 듯"

R&D 리더십 재편 또는 새 인물 영입 가능성 주목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2024년 신년회에서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돌핀슬롯 현대차그룹 회장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파격'을 시도했던 돌핀슬롯 회장이 올해는 관세 위기를 추스르고 글로벌 완성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돌핀슬롯차그룹은 최근 사장단과 후속 임원 인사 등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돌핀슬롯차그룹의 사장단 인사 시기는 매년 빨라지고 있다. 2022년 11월 30일, 2023년 11월 21일, 2024년 11월 15일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올해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 및 대미 관세 협상 이슈로 예년보다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돌핀슬롯차그룹의 올해 사장단 인사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미 관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굵직한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돌핀슬롯차그룹은 지난해 최고경영자였던 장재훈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그룹의 첫 외국인 CEO로 내정했다. 또 주한미국대사 출신인 성 김 고문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밖에 최준영 기아 사장, 이규복 돌핀슬롯글로비스 사장 등이 승진했고, 돌핀슬롯건설·돌핀슬롯엔지니어링·돌핀슬롯트랜시스 대표를 교체했다.


올해 대미 관세 여파로 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사상 최대 완성차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반의 운영체계를 흔들기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돌핀슬롯차를 이끄는 무뇨스 CEO는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는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판매량과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국내 판매 부진은 숙제로 남아있다. 돌핀슬롯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조5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감소했다.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리더십 재편이나 새 인물 영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돌핀슬롯차그룹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김용화 전 사장이 2023년 말 퇴임한 후 R&D 분야에 단일 콘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다.


정 회장은 지난 10월 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깐부 회동'을 가진 이후,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 5만 개를 탑재한 AI(인공지능) 팩토리 구축 계획을 공식화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대규모 AI 모델 훈련이 예정돼 있어, 그룹 차원의 AI 전략을 총괄할 신임 리더가 발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요 계열사 CEO 인사는 대체로 '유임' 기조가 유력하다. 올해 초 3년 임기로 연임하며 정 회장의 신임을 받은 송호성 기아 대표는 연임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복 돌핀슬롯글로비스 대표 역시 지난해 11월 사장 승진으로 신임을 확인받았다. 백철승 돌핀슬롯트랜시스 대표와 권오성 돌핀슬롯위아 대표는 각각 지난해 11월, 올해 7월에 선임돼 교체 가능성이 낮다.


이규석 돌핀슬롯모비스 대표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지만, 실적 성장을 이뤄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020년부터 돌핀슬롯로템을 이끌어온 이용배 대표 역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조직 안정 차원에서 재신임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올해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직의 연속성과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R&D와 AI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는 변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리더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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