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슬롯 '웃돈' 논란된 이찬진 아파트, 결국 시세대로 팔렸다

원나래 기자 (wiing1@kestrelet.com)

입력 2025.10.29 16:55  수정 2025.10.29 17:55

서초구 47평형 2채 중 1채 "자녀 증여하겠다 → 매각하겠다"

한달 전 동일 평형 18억대 거래됐는데 22억에 내놔

여론 역풍 맞고, 반나절만에 18억원에 팔려

슈퍼슬롯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2025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슬롯사이트 홍금표 기자

'집값 안정'을 외치며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를 진두지휘했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정작 본인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시세보다 슈퍼슬롯원 비싸게 내놨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결국 18억원에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급매를 내세워 되레 가격을 올렸다가 여론이 들끓자, 다시 가격을 내리는 행보가 비판을 키우고 있다.


29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 원장이 내놓은 아파트 매물 가격은 기존 호가였던 22억원 대비 슈퍼슬롯원 낮춘 18억원이었다.


주변 시세보다 낮게 올라왔던 해당 매물은 이날 오후인 반나절만에 부동산에 계약금 2억원이 입금되며 18억원에 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물은 네이버부동산 인기급상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A슈퍼슬롯(전용 130㎡·약 47평) 두 채를 부인과 공동 명의로 보유해 왔다.


정부가 '10·15 주거대책'을 발표하며 집값 억제에 나선 시점에 금융당국 수장이 강남의 고가 슈퍼슬롯를 두 채나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원장은 당시 "자녀에게 한 채를 양도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매각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 관련기사 보기
강남 집 슈퍼슬롯 비싸게 내놓은 이찬진, 비난 일자 슈퍼슬롯 내렸다
한동훈 "이찬진, 금감원장과 슈퍼슬롯 중 돈 선택…즉시 사퇴해야"


하지만 실제 내놓은 매물 가격이 문제였다. 지난달 이 원장은 해당 아파트를 2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가 곧바로 2억원을 올려 22억원으로 조정했다. 동일 평형 실거래가가 18억원대에 형성된 상황에서 슈퍼슬롯원 웃돈을 붙인 것이다.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지난달 시세가 18억원인데, 이 원장은 22억원으로 올렸다. 한 달 새 슈퍼슬롯원 오른 게 말이 되느냐"며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과 완전히 배치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부동산 중개업소가 알아서 정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지만, 해당 중개인은 "이 원장 가족의 요청으로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 원장은 최근 매물 가격을 다시 18억원으로 낮췄고, 결국 그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포털에 올라와 있던 이 원장 소유 슈퍼슬롯 매물도 이날 오후 모두 삭제된 상태다.


온라인상에서는 "결국 여론이 두려워 시세에 맞춰 팔았다", "22억에 팔려다 욕먹고, 18억에 팔아 면피한 셈"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대출규제를 주도한 금감원장이 자기 집을 시세보다 슈퍼슬롯 비싸게 내놨다는 건, 스스로 10·15 대책 실패에 베팅한 것과 같다"며 "국민을 상대로 한 기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도 "집값 잡겠다고 서민은 쥐잡듯이 하더니 금감원장은 호가를 높여 집값을 올리고 앉아있다"며 "이 정도 표리부동은 처음 본다"고 질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원나래 기자 (wiing1@kestrelet.com)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