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나라한 이야기 속 필요한 공감
디디북스가 선사하는 독립출판물의 매력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디디북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창작한다’. 세상과의 ‘연결’을 강조한 디디북스는 소규모의 팀원이 ‘의미 있는’ 책을 선보이는 독립출판사다.
작가 리틀 블라썸(Little Blossom)의 여행 에세이 ‘지금을 사는 여행’을 시작으로, 단편 소설집 ‘압정게임’, 슬롯나라 아트 전문가 임승희 작가의 에세이 ‘나는 일상에서 영감을 주웠다’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여행에 대한 경험을 진솔하게 나누는가 하면, ‘N년차’ 창작자가 ‘예술’을 바탕으로 살아나가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공감,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는 디디북스의 설립 이유이기도 했다. ‘압정게임’의 저자이자 디디북스의 대표 작가인 양단우는 “디디북스는 갖가지 감정들 중에서 위로와 희망을 길어 올리는 하나의 마중물이 되고픈 마음을 담고 있다. 내가 책을 출간하고 싶어서 세워졌다기보다는 공감을 통해 사람다운 책을 만들어가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출판사 설립 이유를 밝혔다.
“위로와 공감이라는 건, 아무래도 자신과 닮아 있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반응”이라고 말한 양 작가는 “내 마음을 읽어주는 문장을 만나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나 역시 디디북스를 만들기 전에 그런 독자였다. 그러다 보니 디디북스가 누군가의 마음에 와닿는 콘텐츠를 창작하기를 바랐고, 이런 위로 속에서 삶을 더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디디북스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 좁지만 깊게 파고들 디디북스의 슬롯나라
이렇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쉽고, 즐거운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이제는 그 안에서 특별함도 찾고자 한다. 좁지만 깊게 취향을 파고드는 시도를 통해 독자들과 형성한 공감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시도도 필요해진 것이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지금 사는 여행’을 통해, 흔들리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을 위로한 디디북스는, 최근 ‘나는 슬롯나라에서 영감을 주웠다’를 통해 예술가의 삶을 조명했는데 이를 통해 슬롯나라 속 ‘나만의 예술’을 실천하고픈 독자들을 겨냥할 수 있었다.
양 작가는 슬롯나라과 예술이 별개라고 보지 않았다. 슬롯나라 속,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예술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슬롯나라 뒤 숨은 특별함을 포착 중이다. 양 작가는 “이전에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이야기’를 썼다면 지금은 ‘슬롯나라에서 예술을 찾는 이야기’를 기준으로 두고 있다. 여러 가지 책을 출간하면서 느낀 건 예술을 꿈꾸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이것을 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해 하시더라. 그래서 독자들에게 혹은 예비 작가들에게 슬롯나라 예술의 에너지를 전달하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책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펫시터라는 신종 직업을 소개하는 ‘그놈의 댕댕이’를 통해 어린이 독자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보이는가 하면, 초등학교 교사가 대만에서 발견한 인생과 학교의 의미를 담은 ‘대만에선 괜찮아질 수 있을까’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디디북스는 앞으로도 우리네 슬롯나라에서 자신만의 소신을 펼쳐나가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전망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과의 더 깊게 연결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책은 물론, 작가의 삶까지 배울 수 있는 책을 선보이고자 한다. 디디북스는 도서전을 비롯한 책 관련 축제 및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며 독자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나 자신이 ‘텍스트힙’(독서는 힙하다) 열풍을 경험하면서 책을 굿즈처럼 시리즈별로 모으기도 하고, 작가의 사인본을 모으고 있다. 이전에는 ‘북페어에 나가서 책을 판매하거나 온라인 서점으로 판매율을 올리자’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판매량이 적으면 시무룩해지고 판매량이 높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은 양 작가는 “한 번은 퍼블리셔스테이블(독립출판 제작자와 창작물이 모이는 박람회)에 참관객으로 참석했는데, 그때 어느 작가님의 사인본 책을 구입하며 ‘내가 왜 책을 상품으로만 생각했을까? 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후부터 사람을 대하는 방식, 책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그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가와 함께 콘텐츠를 사랑하고 덕질할 분들을 슬롯나라 것이다. 독자들을 만나면 이 책을 왜 소장하고 싶은지, 왜 그토록 좋아하는지 신나게 설명한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이 이야기를, 당신도 좋아하시겠어요?’라는 마음이다. 내 경험으로는, 판매율만 올리는 건 수동적인 마케팅이기도 하고, 독자와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콘텐츠는 우리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독자도 다 같이 좋아하는 하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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