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 자동차 산업의 부품 돌리고슬롯 완화 조치를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가 연장되면 미 현지 생산시설을 갖춘 한국 대형 부품사들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자동차 부품 수입시 돌리고슬롯를 인하하도록 허용한 제도를 5년 간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상무부가 이르면 17일 이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제도는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생산·판매하는 모든 완성차의 권장 소비자가격(MSRP)을 합산해 그 금액의 최대 3.75%까지 수입 부품 돌리고슬롯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조치는 2년 뒤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방안이 결정되면 5년 뒤로 연장된다.
돌리고슬롯 완화 조치가 연장되면 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비용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은 올해 돌리고슬롯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이 최대 50억 달러(약 7조 1260억원), 포드는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돌리고슬롯 완화 조치 연장이 포드·GM·스텔란티스 등 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개월 동안 로비를 벌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대부분 자동차를 만드는 이들 업체도 부품 조달은 수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자동차 부품 돌리고슬롯가 올라가면 연쇄적으로 소비자 가격 인상 압박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부터 특정 자동차 부품에 25% 돌리고슬롯를 부과했으며, 이에 앞서 25% 돌리고슬롯를 부과해오던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선 6월 세율을 50%로 인상했다.
트럼프 돌리고슬롯로 부품은 물론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 인상에 직면한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돌리고슬롯 완화 조치가 연장되면 한숨을 돌릴 전망이다. 미 현지 생산시설을 갖춘 현대모비스와 한온시스템, HL만도 등 대형 부품사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중소 부품사들은 이들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 수출 차량의 규모마저 줄어들면서 부품 수요 자체가 감소할 공산이 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증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가운데 한국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6.4%로 금액 규모로는 135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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