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 집회서 15억 불법 모금"…전광훈, 1심서 실형 면해

어윤수 기자 (taco@kestrelet.com)

입력 2025.09.08 10:29  수정 2025.09.08 10:30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검찰, 징역 10개월 구형

법원 "모든 공소사실 유죄…벌금 2000만원"

파라오 슬롯 사랑제일교회 목사. ⓒ슬롯사이트 홍금표 기자

파라오 슬롯 집회에서 불법으로 모금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심에서 실형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영림 판사는 8일 오전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목사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징역 10개월을 구형했고 재판부도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금품이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단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이 유리한 양형인자로 작용됐다.


이 판사는 "전 목사는 영향력, 지지자 규모, 예상되는 파라오 슬롯 비용 등에 비춰 1년 내 1000만원 이상이 모일 것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등록 절차를 회피했다"면서도 "모집 등록은 행정 절차에 불과하고 모집 자체에 어떤 사회적 해악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부금품 모집이 금지에서 규제로,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해온 취지를 고려하면 범죄로서의 반사회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 모집 목적과 다르게 기부금을 썼다는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도 참작해 이 같이 판결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2019년 서울 파라오 슬롯광장 일대와 청와대 앞 등에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이 주최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헌금봉투를 돌려 15억원 상당의 금품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 기부금품법은 1000만원 이상의 금품 모금 시 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다.


개신교 단체 평화나무는 전 목사가 사실상 반정부 파라오 슬롯를 열고 기부금을 모았다며 기부금품법,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 목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한편 전 목사는 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에서 교회 예배 시간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일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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