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기 혐의’ 쿡 슬롯생각 이사 전격 해임…슬롯생각 장악 수순

김상도 기자 (marine9442@kestrelet.com)

입력 2025.08.26 20:34  수정 2025.08.27 06:08

리사 쿡 이사가 지난 23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경제 심포지엄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리사 쿡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슬롯생각·Fed) 이사를 전격 해임했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시장과 물가를 좌우하는 슬롯생각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리사 쿡 이사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서한에서 “당신을 슬롯생각 이사직에서 즉시 해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국민은 슬롯생각 정책을 결정하고 감독하는 임무를 맡은 이사의 정직성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신의 기만적이고 범죄가 될 수 있는 금융 행위로 국민은 물론이고 나도 당신의 성실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슬롯생각 사상 첫 흑인 여성인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명했다. 임기는 2038년까지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쿡 이사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미 법무부는 그가 이중 주거지를 지정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받았다고 보고 사기 혐의로 조사 중이다.


쿡 이사의 해임으로 7명의 슬롯생각 이사(슬롯생각 의장 포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할 사람은 4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그가 임명한 인물은 현재 2명이며, 앞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돌연 사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했다.


쿡 이사의 후임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년 5월 제롬 파월 의장까지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 7명의 이사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은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슬롯생각 금리 결정은 당연직 이사 7명과 지역 연은총재 5명 등 모두 12명이 결정한다.


슬롯생각의 독립성은 미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기반인데, 이것이 흔들릴 수 있다는 소식은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0.2% 하락했고 안전자산인 금은 0.4%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장기 미국 국채를 매도하면서 3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0.05%포인트 상승한 4.94%를 기록했다. 미 뉴욕증시는 전통적 우량주들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가 0.77%, 대형주 중심의 스탠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0.43%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22%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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