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보스' 슈퍼슬롯, 블랙·실버로 완성한 강력한 이미지
어두움·강인함·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위용
중세 고딕·고전 조각상에서 영감…예술적 서사 강화
선수 개인 일화·애장품까지 담긴 맞춤형 디테일
지난해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슈퍼슬롯 선수단의 기념 스킨이 내달 11일 공개된다. 이번 스킨은 쿨하고 위협적인 엣지와 어둠 속의 영웅을 핵심 테마로 삼아 디펜딩 챔피언 슈퍼슬롯의 위상을 담았다. 선수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스킨의 상세한 콘셉트를 잡았다는 게 라이엇 게임즈의 설명이다. LoL 핵심 개발진은 지난 20일 화상 브리핑을 통해 스킨의 아트 디렉션, 콘셉트, 귀환 모션 등을 소개했다.
슈퍼슬롯 선수들이 선택한 챔피언은 ▲페이커(요네·사일러스) ▲구마유시(바루스) ▲오너(바이) ▲제우스(나르) ▲케리아(파이크)다. 다섯 명 모두 서사급 스킨을 받으며 결승전 파이널 MVP인 페이커는 추가로 프레스티지 스킨을 부여받는다.
지난해 우승 직후 슈퍼슬롯 선수들은 라이엇 게임즈 개발진과 첫 미팅을 가졌다. 사라 카모니 라이엇 게임즈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선임매니저는 "우승 사진을 찍고 1시간 뒤 선수들과 만났다. 어떤 챔피언을 원하고 어떤 비주얼을 기대하는지 적극적으로 논의했다"며 "선수들이 맞장구 치기도 하면서 서로 아이디어를 북돋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슈퍼슬롯이 요청한 핵심 방향성은 ▲어두운 분위기 ▲강인함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위용이었다. 라이엇 게임즈 측은 중세 고딕 양식과 고전 조각상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전개했으며 런던에서의 우승 경험과 2024년 롤드컵 주제곡 'Heavy is the Crown'도 스킨 서사에 녹여냈다.
토마스 랜드비 아트 디렉션 매니저는 "슈퍼슬롯은 우승 과정이 험난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 언더독이 아니라 디펜딩 챔피언을 강조하고 싶었고, '최종 보스' 같은 위압적이고 강력한 이미지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스킨은 블랙·실버 계열을 바탕으로 붉은 번개 효과를 더해 팀의 상징성과 무게감을 살렸다.
이어 "어둠의 신과 영웅을 본 뜬 슈퍼슬롯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신전에 어두운 영웅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생각했다"며 "롤드컵 주제곡을 살려 멈출 수 없는 진정한 챔피언의 판타지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요네와 사일러스 두 챔피언을 선택해 서시급 스킨과 프레스티지 스킨을 각각 제작했다. 사일러스 프레스티지 스킨은 비대칭적 디자인과 그림자 효과를 강조해 불사대마왕 콘셉트를 구현했다. 사슬에 묶여 있던 사일러스가 황금빛으로 각성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귀환 모션도 포함됐다.
랜드비 매니저는 "'페이커' 이상혁은 밝은 톤 색감은 가급적 지양하고 어두운 톤 색감을 선호했다. 힘든 여정을 극복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커' 이상혁의 아이디어는 상당히 깊이 있고 자기 성찰적이었다. 한 사람이 챔피언이 되기까지 겪는 험난한 여정을 받아들이는 것과 그 과정에서 겪는 여러가지 압박감과 자기 의심을 스킨을 통해 전달하기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제우스' 최우제는 나르 챔피언을 선택하며 그가 착용하는 안경을 나르에도 적용시키길 요청했다. 랜드비 매니저는 "'제우스' 최우제는 어두운 색감보다는 실버나 그레이 색상을 넣어 다른 스킨보다 밝은 분위기를 원했고, 본인의 안경을 챔피언 스킨 디자인데 반영하는데 열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번개가 포함된 VFX(시각특수효과)를 요청해 나르의 무기와 의상 곳곳에 번개를 반영했다"며 "스킨 귀환모션으로는 미니 나르가 트로피를 머리에 부딪치는 모습을 요청했는데 이는 실제 '제우스' 최우제가 2024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다가 트로피에 머리를 부딪친 일화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오너' 문현준은 자신의 실제 애장품인 목걸이를 스킨에 담았다. 평소 착용하는 호랑이 목걸이를 바이의 건틀릿 장식에 반영한 것이다. 랜드비 매니저는 "바이의 컨틀릿, 갑옷, 무기에 호랑이 모티프를 반영하고 갑옷과 무기에도 자연스럽게 호랑이를 새겨넣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귀환 모션으로는 '오너' 문현준의 트레이드 마크인 자켓을 어깨에 걸치는 모습을 살려서 표현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유럽풍 미술 작품과 조각상 등에서 영감을 받아 예술적이고 고전적인 영웅상을 원했다. 그는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을 적용한 바루스 디자인을 원했고, 실버톤을 더 빛나게 조정해 멋지고 영웅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귀환 모션은 크루아상을 베어 물며 "잇츠굿(It's good)"을 외치는 세레모니로 완성됐다. 이는 2024 롤드컵 결승진출전에서 MVP에 오른 '구마유시' 이민형이 인터뷰 자리에서 실제로 크루아상을 먹으며 했던 장면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케리아' 류민석은 가장 구체적인 모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랜드비 매니저는 "밝고 낙관적인 스킨보다는 파이크가 팀을 지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 지를 강조했고 파이크의 가면과 갑옷 어깨의 방어구를 활용해 위험하고 엣지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킨 귀환 모션으로는 "'케리아' 류민석은 슈퍼슬롯 함선을 배경으로 파이크가 귀환 시 항해하는 장면을 요청했고 롤드컵 트로피 2개가 들어간 보물상자와 슈퍼슬롯의 깃발을 꽂는 파이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스킨 귀환 모션뿐 아니라 와드 스킨과 크로마 등 부가 콘텐츠도 포함된다. 와드는 왕관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개발 중이며 주제곡 'Heavy is the Crown'과의 서사적 연계를 고려하고 있다.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의 수익 분배 비율도 기존 25%에서 30%로 확대돼 선수와 팀, e스포츠 생태계에 보다 직접적인 보상을 제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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