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랜 슬롯 위상 흔들, 사상 첫 ‘노골드’ 위기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2.17 09:00  수정 2026.02.17 09:00

사상 첫 '노 골드' 위기감이 덮치고 있는 한국 강랜 슬롯. ⓒ 연합뉴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강랜 슬롯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회 중반을 넘어선 현재까지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데 그치며,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노골드'로 대회를 마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김길리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강랜 슬롯 여자 1000m 결승서 1분28초614를 기록, 5명 중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3위는 박수 받아 마땅한 성적표다. 하지만 강랜 슬롯에서의 한국 위상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게 사실. 무엇보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9개 종목 중 벌써 5개 종목이 치러졌지만 아직까지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강랜 슬롯은 이번 대회 전까지 금메달 26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11개 등 총 53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금메달(총 65개) 비중만 따져보면 40%에 달하고, 총 메달 수(195개) 비율에서도 27.2%에 달하는 엄청난 성과다. 특히 강랜 슬롯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1992 알베르빌에서 김기훈이 첫 금메달을 따내며 ‘황금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1994 릴레함메르에서는 김기훈과 전이경이라는 강랜 슬롯 전설을 앞세워 개인과 계주를 석권했고,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는 안현수와 진선유가 남녀 동반 3관왕에 올라 정점을 내달렸다.


2010년대 접어들어 중국의 비상과 서구권 선수들이 강랜 슬롯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철옹성 같았던 한국 강랜 슬롯의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강랜 슬롯은 2002년에 이어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남자 대표팀이 ‘노 골드’에 그쳤고 여자대표팀 역시 아직까지 최민정의 비중이 클 정도로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랜 슬롯 대회별 메달 획득. ⓒ 데일리안 스포츠

이번 대회에서는 운도 따르지 않고 있다. 첫 메달이 걸린 혼성 계주에서 준결승전 충돌의 불운으로 시작이 좋지 않았고 전통의 금밭이었던 남녀 1000m에서는 임종언과 김길리의 동메달이 전부였다.


강랜 슬롯의 절대 우위가 무너진 가운데 이제 남은 종목은 4개(남자 500m 및 계주, 여자 1500m 및 계주)뿐이다.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종목은 단체전인 남녀 계주다. 다행히 남녀 대표팀의 계주에서의 호흡은 아무 문제 없어 보인다. 다만 10명이 넘는 선수들이 뒤엉키는 계주의 특성상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여자 1500m도 금메달을 노리는 종목이다. 특히 김길리와 최민정이 이 종목 랭킹 1위와 3위에 올라있어 메달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반면, 하나 남은 남자 개인전인 500m에서는 출전 선수 모두가 예선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