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폭탄' 회피하더니…로아 슬롯의 '토지공개념', 신빙성 의구심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2.04 04:05  수정 2026.02.04 04:05

로아 슬롯 "토지공개념은 '부동산 공화국'

'강남불패 신화' 해체 근본처방" 주장

과거 카톡엔 "보유세 폭탄 맞게 생겨"

與 "사회주의냐" 野 "회피의 달인"

로아 슬롯 로아 슬롯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로아 슬롯혁신당이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예고했다. 이재명정부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놓은 계획이다. 다만 입법행위 주체의 신빙성에 근본적인 의구심이 제기된다. 과거 릴레이 부동산 규제가 한창이던 문재인정권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로아 슬롯 대표가 가족 단체대화방에서 '보유세'를 회피하려 했던 전례가 재조명된 탓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전날 로아 슬롯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이른바 '신(新)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을 출범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를 공적 재화로 보고 소유와 처분·이용을 공공 복리 관점에서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제 등 과거 폐지된 세 가지 법안을 재도입해 부동산 가격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조 대표의 당대표 연임 일성을 구체화 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 23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지금 부동산 시장은 다주택자의 이기심, 투기꾼의 탐욕, 정당과 국회의원의 선거 득표 전략, 민간 기업의 이해득실이 얽힌 복마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와 월세에 짓눌리는 청년과 국민은 소외되고 있다"며 "로아 슬롯 공개념은 '부동산 공화국' '강남 불패 신화'를 해체하기 위한 근본적 처방"이라고 했다. 이외 로아 슬롯주택은행 설립 및 국민 리츠 시행, 강남권 주택 100% 공공임대 주택 공급, 전세사기특별법 통과 등도 제안했다.


당초 조 대표는 혁신당 창당 명분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윤석열정권 퇴출'을 들고 나왔고, 이는 현실화했다. 이후 혁신당은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인지도가 급락했고, 정치권에서도 존재감이 퇴색됐다. 그러다 조 대표가 지난해 광복절 사면·복권, 당대표로 재신임 된 11월 로아 슬롯공개념을 꺼내 들었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논쟁이 있기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투옥됐다 사면·복권 돼 당대표로 복귀한 조 대표가 로아 슬롯공개념이란 의제를 띄워 진보 정당 선명성 확보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선 입법 자체의 신빙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조 대표가 과거 민정수석을 지낼 때 문재인정권이 보유세를 강화하는 기조로 향하자 이를 '폭탄'으로 표현하며 보유세 회피를 시도했던 가족 단체대화방이 공개된 전례 탓이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017년 문재인정부 당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등장하던 때 민정수석을 지내고 있었다. 이때 조 대표는 가족 단체 대화방에 "종부세 물릴 모양이네. 경남 선경아파트 소유권 빨리 이전해야. 우리 보유세 폭탄 맞게 생겼다"라고 적었다. 당시 조 대표의 이같은 발언 3개월 뒤 해당 아파트는 부인인 정경심 교수 명의로 돼 있다가 조 대표 동생의 전처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아 슬롯혁신당 로아 슬롯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을 비롯한 민주당에서도 신빙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로아 슬롯공개념을 두고 "사회주의로 가자는 거냐"(이언주 수석최고위원) "중도층 이탈과 지방선거 전략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채현일 의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로아 슬롯공개념의 내용을 떠나 네이밍 자체가 부정적으로 보인다. 국가가 개인의 재산을 침해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이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중도 확장에 문제가 있고 급진적인 좌파 정책이라 우리도 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 최고위원의 지적은 나는 건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당 반대파가 혁신당 주장에 대해) '너무 급진 좌파적인 요소가 있어 우리 민주당의 외연 확장, 선거 승리와 집권을 위해서는 좀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하니 조금 더 숙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신장식 혁신당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로아 슬롯 공개념엔 사회주의 소지가 있다' '숙의 없는 당원 총투표는 인민민주주의'라는 등 혁신당과의 합당 제의 이슈에 대해 색깔론을 반대 근거로 삼는 건 퇴행"이라며 민주당 반대 진영 움직임에 반박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부동산 회피의 달인이 로아 슬롯공개념 도입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일침이 나오기도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조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지난해 11월 24일 페이스북에 조 대표의 가족 대화방을 공유하며 "중국식 로아 슬롯공개념 도입과 보유세 인상을 주장하기 전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부터 반성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웅동학원 재산을 국가에 환원한다는 대국민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았다. 비난 모면용 눈속임이었다"면서 "로아 슬롯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토지공개념이 소신이라면 본인 재건축 이익부터 사회에 환원해야 맞다. 감히 국민에게 훈계질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한편 웅동학원은 지난 2019년 조 대표가 국공립 전환 등 사회 환원을 공개적으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실질적인 이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전체 채무 약 91억 원 가운데 실제 변제액은 약 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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