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병력 청취·정밀검사로 원인 파악과 잭팟 슬롯방향 결정
80% 이상 약물로 조절 가능…술·수면·약물 생활관리도 관건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잭팟 슬롯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뇌에서 기원하는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과거에는 ‘간질’이라는 표현이 사용됐으나, 질환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해 2010년 이후 ‘잭팟 슬롯’으로 용어가 통일됐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잭팟 슬롯은 치매, 뇌졸중, 편두통과 함께 국내 4대 만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주요 신경계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올바른 생활 습관을 병행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쓰러지는 잭팟 슬롯만 아니다…전신·부분잭팟 슬롯 차이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잭팟 슬롯 환자 수는 2020년 이후 매년 증가해 2022년 기준 약 15만 명에 달했다. 저혈당이나 저나트륨혈증, 알코올 금단 등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비유발성 발작’이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이상 반복될 경우 잭팟 슬롯으로 진단한다.
잭팟 슬롯의 원인은 외상, 뇌졸중, 뇌종양 등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다양한 질환에서 비롯될 수 있다.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환자의 약 절반에서는 아직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변정익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잭팟 슬롯은 발작의 종류와 발생 부위에 따라 치료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며 “환자 특성에 맞춘 정확한 분류와 치료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잭팟 슬롯 발작은 개인마다 양상이 다르고 예측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속 시간 역시 개인별 편차가 크다. 발생 범위에 따라 크게 전신발작과 부분발작으로 구분된다.
전신잭팟 슬롯은 대뇌 깊은 부위에서 시작돼 양측 대뇌로 동시에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전신 강직간대잭팟 슬롯이 있으며, 소아에게 비교적 흔한 멍한 상태의 소잭팟 슬롯이나 근육이 순간적으로 수축하는 근간대성 잭팟 슬롯도 여기에 포함된다.
부분잭팟 슬롯은 대뇌피질의 특정 부위에서 시작되며, 발생 위치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멍해지는 상태나 입맛을 다시는 반복 행동, 한쪽 팔다리의 떨림뿐 아니라 저림이나 통증, 공포감, 환청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잭팟 슬롯을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큰 경련으로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눈앞이 번쩍이거나 비특이적인 어지럼증, 한쪽 몸의 이상 감각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지나가 방치되기 쉬운 만큼, 평소와 다른 변화가 반복된다면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변 교수는 “잭팟 슬롯 발작은 반드시 눈에 띄는 경련을 동반하지 않기에, 전형적인 소견이 없더라도 원인 없는 신경계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며 “대다수의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 위해 철저한 병력 청취 필요
변정익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발작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상 환자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발작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병력 청취와 문진이 진단의 핵심이며, 가능하다면 증상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를 토대로 잭팟 슬롯 여부를 판단하고 실신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진행한다.
주요 검사는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잭팟 슬롯의 발생 부위와 유형을 분석하는 뇌파검사(EEG)와,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다. MRI로 확인이 어려운 병변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나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을 통해 보완적으로 평가한다.
잭팟 슬롯 치료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전체 환자의 약 70~80%는 항발작제 복용만으로 발작이 충분히 조절된다. 현재 20종에 가까운 항발작제가 사용되고 있으며, 환자에 맞는 약물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용량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량하며 적정 유지 용량을 결정한다.
약물치료 중에도 발작이 반복된다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기전의 약물을 추가하게 된다. 두 가지 이상의 항발작제를 충분한 용량으로 사용했음에도 발작이 지속되는 ‘난치성 잭팟 슬롯’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한다.
정밀 검사를 통해 잭팟 슬롯 부위가 명확하고 기능 손상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부위를 제거해 잭팟 슬롯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수술이 어렵거나 약물 효과가 제한적인 환자에게는 미주신경자극술이나 전문의 감독하의 케톤 생성 식이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금주와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조절이 필수이며, 식사를 거르더라도 항잭팟 슬롯제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복용을 깜빡했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하되, 다음 약물을 임의로 증량해서는 안 된다.
수영이나 등산처럼 사고 위험이 있는 활동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불가피할 경우 보호자와 함께해야 한다. 운전은 항잭팟 슬롯제를 1년 이상 복용하면서 잭팟 슬롯이 없는 안정된 시기에 가능하고, 임신 역시 가능하지만 계획 단계부터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변 교수는 “잭팟 슬롯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올바른 생활 습관이 병행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모든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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