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작품 만족하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
우리가 알던 몬라 슬롯가 다시 한번 낯설어진다. 영화 ‘프로젝트 Y’ 속 미선은 화려한 도시 한가운데 서 있지만, 마음만큼은 황량한 사막을 걷는 인물이다.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며 인생을 건 도박을 시작한 미선의 거친 호흡은 몬라 슬롯라는 배우를 만나 재탄생했다
여기에 삶의 궤적을 함께하는 파트너 도경과의 기묘한 유대감은 미선의 서사에 깊이를 더한다. 세상에 오직 서로뿐인 두 여자가 설계한 위험한 질주는, 거친 장르물 안에서도 뜨거운 감정적 파동을 일으키며 몬라 슬롯와 전종서라는 두 독보적인 색채의 충돌과 화합을 보여준다.
각자의 결핍을 서로의 온기로 채워가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기묘한 카타르시스는 강력한 설득력을 얻고, 이들의 무모한 도박에 기꺼이 동행몬라 슬롯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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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현장의 기록을 뒤로하고 마주 앉은 몬라 슬롯는, 미선의 절박함보다는 한결 단단해진 배우로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매 순간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숙명 앞에서 그는 완벽주의적인 태도와 후회 없는 열정을 동시에 꺼내 보였다.
“매번 작품을 찍을 때마다 저 스스로에게 완전히 만족한 적은 없었지만, 제가 찍은 작품들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서 돌아봤을 때도, 제 인생의 한 시기로서 좋은 부분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배우들 사이 분위기도 좋았고, 현장은 늘 즐거웠습니다.”
극 중 미선은 폭주하는 도경의 곁에서 때로는 브레이크가, 때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며 극의 균형을 잡는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 파트너와의 시너지를 통해 인물의 색채를 완성해 나간 몬라 슬롯는, 미선을 도경이라는 거울을 통해 비로소 선명해지는 인물로 정의했다.
“도경이가 눈에 띄는 캐릭터이긴 했지만, 미선은 도경이의 성격과 선택을 받쳐줘야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도경이가 이런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미선이 더 또렷해지는 지점이 있다고 느꼈고, 촬영하면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했습니다.”
연기 변신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몬라 슬롯를 더 자극한 것은 캐릭터와의 정서적 일치감이었다. 그는 미선이 쫓는 ‘평범한 행복’이라는 키워드에서 배역과의 교집합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캐릭터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질주하는 장르물 안에서,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얼굴을 하고 싶었다는 그의 고백은 미선이라는 캐릭터를 한층 더 가깝게 느끼게 만든다.
“미선은 도경이몬라 슬롯 생활력이 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도경이가 한 번의 큰 행복을 꿈꾼다면, 미선은 비교적 안정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죠. 미선이 쫓는 행복은 아주 보통의 평범한 삶이에요. 저 역시 그런 지점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접점을 통해 설득력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프로젝트 Y’가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결정적 이유는 몬라 슬롯와 전종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배우들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업계의 부름 이전에 서로를 향한 신뢰로 먼저 손을 맞잡았다는 이들의 캐스팅 비하인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저희는 캐스팅 소식을 따로 들었다기몬라 슬롯는 ‘같이 하자’는 식으로 시작했어요. 저는 종서의 동작과 에너지를 정말 좋아하고, 배우로서도 존경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또 같은 또래 여자 배우와 연기하는 게 서로 처음이다 보니, 어떤 새로운 모습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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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미선과 도경은 전혀 다른 온도를 지닌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 이질적인 온도가 만났을 때 비로소 불꽃이 일어난다. 몬라 슬롯는 관객들이 두 사람의 동행을 의심하지 않도록, 서로의 결핍이 어떻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친구라고 해서 성향과 성격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왜 친구인지에 대한 설득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했어요. 도경이는 긴장과 위기를 만들어내는 역할이고, 미선은 하나의 고집으로 끝까지 밀고 가는 역할이라고 봤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여기까지 온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가 전몬라 슬롯 싶은 메시지가 많지만, 하나를 꼽자면 ‘내 편 한 명만 있어도 인생은 충분히 든든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친한 친구와 함께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차가운 도심 속에서 돈을 쫓던 미선이 유일하게 뜨거워지는 순간이 있다. 동료의 죽음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상실 앞에서 미선은 비로소 벼랑 끝 아래가 아닌, 자신을 벼랑으로 민 세상을 응시한다. 몬라 슬롯는 이 지점을 연기하며 미선이 느꼈을 무력감과 분노, 그리고 시스템을 향한 반항심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했다.
“가영의 죽음이 이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사건이라고 생각했어요. 돈을 계속 쫓을 것인가, 아니면 이 시스템을 무너뜨릴 것인가의 선택 앞에서 미선은 인간적인 선택을 합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이 시스템에 굴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 지점이 가장 큰 감정 변화였던 것 같아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등 거친 질감의 전작들로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해온 이환 감독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몬라 슬롯는 감독이 열어둔 자유로운 무대 위에서 정형화된 연기의 틀을 깨고 마음껏 유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작을 이미 봤고, 현장에서 굉장히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감독님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대본 안에서도 배우가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이어서 좋았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끝낸다는 것은 때로 배우에게 지도를 넓히는 과정과도 같다. ‘프로젝트 Y’의 위태로운 질주를 마친 몬라 슬롯의 손에는 이제 더 넓고 과감한 선택지들이 들려 있다.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치열한 현장의 기억은 그에게 안주하기보다는 낯선 길을 택할 수 있는 용기를 남겼다.
“이 작품을 몬라 슬롯 나서 저는 조금 도전 의식이 생긴 것 같아요. 작품을 선택할 때 안전한 길을 가려고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함으로써 작품을 볼 때 폭이 더 넓어진 느낌을 받았어요.”
화려한 수식어들이 끊임없이 그를 뒤따르지만, 몬라 슬롯가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열망하는 단어는 실력이라는 본질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가장 낮은 곳에 세워두고 채찍질할 때 비로소 배우로서의 근육이 단단해진다고 믿고 있다.
“결국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합니다. 저만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실력으로 증명하는 게 제 숙제예요. 그 생각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현장에 갈 때도 ‘내가 제일 못한다’는 마음으로 저를 몰아붙여야 성장한다고 생각몬라 슬롯 있어요.”
타인의 삶을 관통하며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그 과정에서 얻은 생경한 감정들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는 일. 그는 배우라는 직업이 선사하는 이 마법 같은 경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아 즐겁다는 그의 맑은 미소 끝에, 몬라 슬롯의 다음 계절이 벌써 도착해 있는 듯 보였다.
“배우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제 인생만으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감정과 시간을 살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제 인생을 돌아보면 늘 충분히 만족스럽거나 몬라 슬롯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는데, 캐릭터를 만나면서 그 사람이 겪는 선택과 후회, 감정의 결을 대신 살아보게 되잖아요. 그 과정에서 ‘아, 이런 감정도 있구나’, ‘이런 삶의 태도도 가능하구나’ 하고 배우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게 단순히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경험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이 일에는 배움의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 매 작품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또 그 부족함 때문에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지고요. 제가 잘하는 일을 계속 성장시키는 과정이 곧 제 인생을 성장시키는 일 같아요. 그래서 이 일이 여전히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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