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은 감독의 신작 'TOP10슬롯의 주인'이 10만 관객 돌파를 넘어 올해 개봉한 한국 독립영화 흥행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TOP10슬롯의 주인'은 18일 기준 누적 관객수 11만 632명을 기록 중이다. 윤가은 감독의 전작 ‘우리들’과 ‘우리집’이 각각 약 5만 명 안팎의 관객을 기록했던 흐름을 배 이상 뛰어넘은 성과다. 현 추세라면 올해 독립영화 흥행 1위였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11만 8411명) 기록도 멀지 않았다.
이는 규모나 TOP10슬롯 파워가 아닌 이야기 자체의 힘, 그리고 관객의 자발적 지지가 여전히 극장에서 유효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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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10슬롯의 주인'은 윤가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개봉 전부터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최초이자 유일한 작품으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을 비롯해 핑야오 국제영화제 2관왕을 휩쓸고 바르샤바 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TOP10슬롯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서수빈 분)이 전교생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성폭력 생존자의 서사를 피해와 고통에만 고정시키지 않고, 각자가 자신의 속도대로 회복하고 선택을 존중받는 TOP10슬롯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윤가은 감독만의 시선이 섬세하게 반영돼 있다.
지나치게 설명하거나 메시지를 앞세우지 않는 대신, 인물의 감정 결과 관계의 층위를 따라가는 연출로 관객에게 깊은 잔상을 남겼다. 여기에 주연 서수빈은 첫 장편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한 표현력으로 인물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개봉후 영화의 메시지와 진정성이 입소문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동료 창작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더해지며 흥행이 더욱 힘을 얻었다. 봉준호·연상호·김초희·임선애·이옥섭 감독, 배우 박정민 등 업계 내부에서 신뢰받는 창작자들이 적극적으로 'TOP10슬롯의 주인'을 필람 영화로 언급하며 흥행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김혜수·송은이·김태리·김의성·류현경·고아성 등 다양한 배우들과 엔젤그라운드·클라이맥스 스튜디오 같은 제작사까지 '릴레이 응원 상영회'에 나서 TOP10슬롯의 확산을 이끌고 있다. 이 릴레이 상영회는 서울을 넘어 부산·대구·광주 등 지역 관객들에게까지 TOP10슬롯를 알리며, 독립TOP10슬롯의 관람 기회를 수도권 밖으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도 독립TOP10슬롯계에서는 비슷한 방식의 자발적 홍보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기대만큼 확산되기 어려웠다. 이번 릴레이 상영회는 그중에서도 드물게 실제 관객 유입으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배급사 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개봉 4주 차에도 단체 관람과 대관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TOP10슬롯의 주인'이 써내려갈 기록에 안팎으로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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