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 사이트 가고 있지”…루시드폴, 노래로 묻는 시대의 마음[D:인터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kestrelet.com)

입력 2025.11.09 11:09  수정 2025.11.09 11:09

정규 11집 ‘또 다른 곳(Elsewhere)’, 공감과 연대로 이어진 3년의 기록

슬롯 머신 사이트이 어디로 가는지, 음악은 어디에 서야 하는지. 루시드폴은 그 물음 끝에서 정규 11집 ‘또 다른 곳(Elsewhere)’을 꺼냈다.


ⓒ안테나 뮤직

“슬롯 머신 사이트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지금 무엇을 슬롯 머신 사이트해야 할까. 그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돼요. 지난 3년간 저에게 가장 큰 화두는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지’였어요.”


그는 농사를 지으며 직접 체감한 기후의 변화, 그리고 뉴스에서 쏟아지는 전쟁과 혐오의 현실을 슬롯 머신 사이트 속으로 끌어왔다. “예전처럼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전쟁, 학살, 인종청소, 독재, 혐오, 파시즘 같은 단어들이 너무 일상적으로 들리잖아요. 그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곡 안으로 스며든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그가 말하는 세 개의 ‘우주’에서 출발한다. “나라는 우주가 있고, 내가 직접 교류하는 두 번째 우주가 있고,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서로 모르는 세 번째 우주가 있죠. 지금은 사랑, 우정, 배신 같은 두 번째 우주의 에너지가 너무 과잉돼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그게 결국 우리를 계속 비교하게 만들잖아요. 그래서 이번엔 슬롯 머신 사이트의 초점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가 내면으로 향하던 슬롯 머신 사이트를 세상 밖으로 확장한 이유다.


‘늙은 올리브나무의 슬롯 머신 사이트’는 팔레스타인 민중을 위한 슬롯 머신 사이트다. “가자지구에서 7만명 넘는 사람들이 죽었어요. 그중 6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죠. 올리브나무는 그 지역 사람들에게 조상의 산소 같은 존재래요. 그 나무를 지키기 위해 집을 짓고 사는데 그걸 뽑아낸다는 건 삶의 뿌리를 뽑는 일이잖아요. 그 뉴스를 보면서 내가 직접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슬롯 머신 사이트로라도 연대하고 싶었어요. 슬롯 머신 사이트를 부르면 조금이라도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건 공감의 문제예요. 내가 그곳에 산다면 어떨까, 내 가족이 거기 있다면 어떨까.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공감한다면 슬롯 머신 사이트를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완성도가 떨어지면 버리면 되고요. 슬롯 머신 사이트는 글이 아니잖아요.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되어야 하니까요.”


‘Água’는 2005년에 발표한 ‘물이 되는 꿈’을 포르투갈어로 새로 쓴 곡이다. 그림책 '물이 되는 꿈'이 포르투갈어로 번역돼 브라질에서 출간된 것을 계기로 20년만에 재해석됐다. “포르투갈어는 한국어보다 음절이 많고 문장 구조도 완전히 달라요. 기존 송폼은 그대로 두고, 멜로디를 리모델링했죠. 원래는 앨범에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 공연에서 부르니까 관객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림책을 번역한 임윤정 교수에게 실어도 되겠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하시면서 발음 교정 영상까지 보내주셨어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이 슬롯 머신 사이트를 브라질 사람들이 좋아할까 그건 계속 의문이었어요. 발음이 완벽하지도 않고, 언어의 결이 다르니까요. 포르투갈어로 슬롯 머신 사이트를 부르는데 도움을 준 선생님이자 친구 '루안 마샤드'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니 한국 사람이 우리말로 슬롯 머신 사이트해 주는 것만으로도 다 좋다고 말하더라고요. 위로해주려고 그냥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레미제라블 파트(Part) 3' 16년 만에 이어진 ‘레미제라블’ 시리즈 완결편이다. 광주항쟁을 다룬 레미제라블 파트 1,2가 담긴 정규 4집은 전업 뮤지션임을 선언하는 출사표 같은 앨범이다. 그러나 이번 곡은 그 연장선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흘러온 시간의 결과물이다. “연작을 만들려고 생각한 건 아니었슬롯 머신 사이트. 멜로디와 송폼이 먼저 태어났죠. 3년 전 기타를 변칙 튜닝해 기타 한 대로 곡의 뼈대를 쭉 만들었는데 이건 제 개인의 이야기로 머물러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슬롯 머신 사이트. 그 뒤로 3년 동안 가사를 쓸 수가 없었슬롯 머신 사이트. 어떤 말을 붙여도 맞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지난해 겨울, 세상의 풍경이 그에게 가사를 써 내려가게 했다. “작년 12월쯤부터 국내에선 탄핵 정국, 미국에선 시위가 이어졌고 그보다 앞서 미얀마와 홍콩의 시민 항쟁도 봤죠. 결국 이 슬롯 머신 사이트로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슬롯 머신 사이트의 앞부분에는 광주 1980년의 소리, 서울 2024년의 소리, 그리고 미얀마·홍콩·워싱턴 D.C.의 시민들이 외치는 소리가 차례로 들어 있다. “그 목소리들을 그대로 샘플링했어요. 슬롯 머신 사이트에는 ‘자유’라는 단어가 계속 나오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결국 자유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 않고, 폭력에 억압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테두리 안에서 살 수 있는 자유요.”


ⓒ안테나 뮤직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파우 피게레스, 브라질의 시쿠 베르나르지스, 아르헨티나의 티키 칸테로, 스페인의 디닥 페르난데스까지 슬롯 머신 사이트의 11집엔 라틴의 숨결이 짙다. “어릴 때 친구들이 메탈리카를 들을 때 저는 보사노바를 들었어요. 브라질·아르헨티나·스페인 음악은 제 음악 DNA에 새겨져 있죠. 그래서 이번엔 평소 제일 좋아하던 뮤지션들에게 직접 연락했어요.” 그는 “시차 때문에 새벽마다 깨서 파일을 확인했다”고 웃었다. “그래도 내가 원한 게 100이었다면 105, 110으로 돌아왔어요. 그분들이 좋은 사람이었고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협업은 100% 원격으로 진행됐다. 티키 칸테로는 ‘수선화’와 ‘춘분’의 리듬을, 피게레스는 ‘Água’의 스페니시 기타를, 시쿠는 ‘등대지기’와 타이틀곡 ‘꽃이 된 사람’에 빈티지한 사운드를 보탰다. “시쿠는 아버지, 형이 쓰던 악기들로 녹음했어요. 테이프 녹음 특유의 따뜻한 찌그러짐이 살아 있죠. 요즘은 플러그인으로 흉내 내지만 진짜 테이프 사운드엔 사람이 남아요.”


수록곡과 달리 타이틀곡 ‘꽃이 된 사람’은 심플하고 밝다. “제가 직접 고른 건 아니에요. 회사에 맡겼어요. 객관적으로 들을 수가 없거든요. 사내 투표를 했는데 32대 8로 이 곡이 압도적이었죠. ‘직구 같은 슬롯 머신 사이트’예요. 듣는 사람에게 바로 꽂히니까요.” 그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만은 아니잖아요. 조금 더 보편적으로 닿을 수 있는 곡이 필요했다”고 했다.


8표를 받아 아쉽게 수록곡에 남은 트랙은 '등대지기'라고 한다. “'또 다른 곳'이라는 앨범에 제일 맞닿아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있다’의 10년 후 응답 같은 슬롯 머신 사이트죠. 그때는 절망 속의 위로였다면 지금은 함께 이겨내자는 연대의 슬롯 머신 사이트예요. ‘북극성은 슬롯 머신 사이트하지 우린 아직 할 일이 남았어’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누구도 슬프지 않고 아무도 아프지 않은 세상으로 가자는 마음이죠.”


ⓒ안테나 뮤직

늘 플라스틱으로 만든 피지컬 앨범을 내는 것에 대한 고민한 그는 이번 앨범에도 최대한 물질보다 슬롯 머신 사이트을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 “요즘 음악을 피지컬로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가, 그건 늘 고민이에요. 여러 이유로 피지컬 앨범을 완전히 포기하긴 어렵죠. 제작비를 충당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고 누군가에겐 수집과 소장의 가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길게 보면 음악은 결국 ‘형태를 잃어가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19세기 초엔 내가 베토벤 콘체르토를 일곱 번이나 들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슬롯 머신 사이트만 먹으면 수백 번도 들을 수 있는 시대잖아요. 음악은 점점 무형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그래도 이번엔 CD 앨범을 만들었다. "‘CD로만 된 앨범’을 가져본 건 2013년이 마지막이었거든요. 이번엔 저 자신을 위한 아카이브처럼 남기고 싶었어요. 어머니가 예전 CDP로 음악을 들으시는데, 제가 CD를 안 내니까 더 이상 들으실 수 없었죠. 잠자고 있던 CDP를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는 슬롯 머신 사이트이 컸어요.” LP는 ‘리바이닐(Re-vinyl)’ 방식으로 제작됐다. “플라스틱을 새로 만들지 않고, 기존 생산 과정에서 남은 펠릿을 압축해 만든 LP예요. 화학적으로 다른 건 없어요. 싸지도 않지만 적어도 새 플라스틱을 쓰지 않았다는 데 의미가 있죠. 그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소리로서의 음악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1순위는 좋은 음악이다. “아무리 메시지가 선량해도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지면 만들면 안 돼요. 스스로에게 늘 물슬롯 머신 사이트. 음악적으로 괜찮은가, 감상적으로 흐르지 않았는가. 왜곡되거나 신파적으로 쓰지 않으려 계속 게이트키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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