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무료 빠져나간다"…고환율에 4대 은행 슬롯 무료 유동성 '뚝'

정지수 기자 (jsindex@kestrelet.com)

입력 2025.11.08 07:52  수정 2025.11.08 07:52

환율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원화 가치 급락에 조달 비용 증가

장기간 달러 유출 고착화 우려 커져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치솟는 등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슬롯 무료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슬롯 무료권은 관리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가 중장기적으로 달러 유출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슬롯 무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 165.09%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평균 181.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20%포인트(p) 가까이 내린 것이다.


슬롯 무료 LCR은 30일간의 예상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슬롯 무료자산의 비율로, 금융 당국은 80% 이상 슬롯 무료 LCR을 갖출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만약 30일 동안 은행의 순유출 슬롯 무료액을 10억 달러로 가정하면 8억 달러 이상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급격한 슬롯 무료 유출 등 돌발적인 외환 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은행권의 슬롯 무료 유동성이 이처럼 경색된 배경에는 가파른 환율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2원 오른 145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지난 4월 9일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장중 최고 1458.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은행들이 해외에서 슬롯 무료를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동시에 환율 추가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의 결제용 달러 선점 수요와 개인 고객들의 달러 예금 인출이 많아진 점도 유동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싼 값에 달러를 사 와야 하는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슬롯 무료 규모도 커진 셈이다.


▼ 관련기사 보기
원·달러 환율, 외국인 매도세에 장중 1450원 터치…7개월 만에 최고치
국민슬롯 무료, 39억원 규모 금융사고 발생…기업대출 사기


문제는 이러한 고환율 기조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이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은행들의 슬롯 무료 유동성 부담은 점차 불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근 타결된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중장기적으로 달러 유출 고착화라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연간 200억 달러 대미 투자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원화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세 협상이 타결 됐지만, 대규모 현금 투자라는 슬롯 무료 유출에 대한 경계감이 큰 상황"이라며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길어질 수록 원화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지수 기자 (jsindex@kestrelet.com)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