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뻗고 있었는데 바로 뒤 타석서 공 늘아와 손가락 부상
법원 "시설물 제작할 때 타석과 돌리고슬롯 사이의 거리 충분해야"
ⓒ슬롯사이트 AI 삽화 이미지
돌리고슬롯골프연습장에서 회원이 친 공이 돌리고슬롯을 맞고 튕겨 나와 다른 이용객을 다치게 했다면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골프연습장과 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민사4단독(이용희 부장판사)은 이용객 A씨가 돌리고슬롯연습장과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돌리고슬롯연습장과 보험사가 137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 사고는 2022년 9월3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돌리고슬롯 골프연습장에서 일어났다.
당시 A씨는 스윙을 마치고 양손을 뻗고 있었는데 바로 뒤 타석에서 다른 회원이 공을 쳤다.
이 공은 돌리고슬롯을 맞고 앞쪽으로 튕겨 나와 공교롭게 A씨의 손가락을 그대로 때렸다.
A씨는 이 사고로 손가락이 골절되는 큰 상처를 입어 한 달 가까이 통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시설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돌리고슬롯연습장을 상대로 41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심리 끝에 원고의 주장이 타당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A씨의 책임 정도와 부상 정도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규모는 상당 부분 감액했다.
재판부는 "돌리고슬롯 골프연습장의 특성상 타구의 각도, 회전 등에 따라 이용객이 다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이곳은 골프공을 강하게 타격하는 행위가 반복해서 이뤄지는 장소이므로 시설물을 제작할 때 타석과 돌리고슬롯 사이의 거리가 충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실내돌리고슬롯연습장의 타석 간 간격을 2.5m 이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사고 장소는 이 기준에 못 미치는 2.45m였다"며 "이런 점 등에 비춰 시설물 관리 주체인 피고가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액 조정과 관련해서는 "사고 당시 돌리고슬롯공은 비교적 느린 속도로 튀어나왔으므로 원고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타구를 피하거나 부상 정도를 낮출 여지가 있었다"며 "이 밖에 부상 부위와 후유장애 정도, 사고의 경위 등을 종합해 배상액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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