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데이터센터·제조슬롯여기 →'슬롯여기 인프라' 통합
최태원 "모델 경쟁 아닌 효율 경쟁, 글로벌 협력"
오픈슬롯여기·엔비디아와 글로벌 공급망 연합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코엑스에서 열린 'SK 슬롯여기 서밋'에 참가해 키노트 발언을 하고 있다. ⓒ임채현 기자
SK그룹이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제조·운영 시스템을 하나의 축으로 통합하는 슬롯여기 인프라 전략을 본격화했다. 슬롯여기 추론 수요 확대와 국가·기업 단위의 소버린 슬롯여기 구축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GPU·전력·메모리 대역폭·데이터센터 입지 등 공급 제약이 동시다발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오픈슬롯여기·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슬롯여기 인프라 공급망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도 분명히 했다. 슬롯여기 경쟁의 중심이 '얼마나 큰 모델을 학습시키는가'에서 '어떤 구조로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SK의 판단이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슬롯여기 서밋 2025’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슬롯여기 수요는 기업(B2B) 도입, 에이전트형 슬롯여기, 국가 주도형 소버린 슬롯여기 확산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슬롯여기는 이제 단순한 기술 범주가 아니라 사업·경제·안보·정치 전반의 경쟁 축이 되었으며, 그만큼 슬롯여기 인프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영역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특히 대규모 모델이 추론 과정에서 하나의 질문에 대해 생각과 검증을 거듭하는 고차 추론 단계로 진입하면서 컴퓨팅 수요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다만 슬롯여기 산업은 아직 석유나 전력 산업처럼 안정적 수요 예측 모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어느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코엑스에서 열린 'SK 슬롯여기 서밋' 전시 부스.ⓒ임채현 기자
메모리, 보조 부품에서 '성능 결정 인프라'로
이 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메모리 구조의 재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GPU 연산 성능이 남아 있어도 메모리 대역폭이 부족하면 전체 슬롯여기 성능이 제한되는 '메모리 월(Memory Wall)' 현상이 슬롯여기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며 "메모리는 슬롯여기 시스템의 ‘보조’가 아니라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GPU 기능 일부를 HBM(Base Die)로 이동해 통신 비용을 줄이는 Custom HBM ▲초고용량·유연 할당형 DRAM 슬롯여기-D ▲HBM+NAND 하이브리드 및 초대용량 SSD 솔루션 슬롯여기-N 등을 포함한 ‘뉴 메모리 솔루션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메모리를 더 많이 파는 전략'에서 '메모리가 슬롯여기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로 이동한다'는 선언적 의미로 해석된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는 이제 단순한 메모리 공급자가 아니라 슬롯여기 시스템 효율을 함께 설계하는 풀스택(Full-Stack) 슬롯여기 메모리 생산자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슬롯여기 데이터센터, 기업 단위 넘어 '국가 기반시설'
슬롯여기 연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슬롯여기 데이터센터는 산업 기반시설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단순 서버 집적이 아니라 전력망, 냉각 설비,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LLM 실행 환경까지 통합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신임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슬롯여기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반도체·에너지 등 그룹 제조 역량과 연계한 제조 슬롯여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T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RTX Pro GPU 2000대 규모의 제조 슬롯여기 특화 클라우드를 구축 중이며 공정 디지털 트윈 및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도 개발 중이다. 이는 SKT가 기존의 통신사에서 데이터센터 및 산업 슬롯여기 운영사로 역할을 확대하고자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일 코엑스에서 열린 'SK 슬롯여기 서밋'에 영상 메세지를 보낸 샘 올트만 오픈슬롯여기 CEO.ⓒ임채현 기자
"슬롯여기 인프라는 철도·인터넷과 같은 기반시설"
샘 올트먼 오픈슬롯여기 CEO는 영상 메시지에서 슬롯여기 인프라 구축의 성격을 국가 단위 경쟁으로 규정하며 SK와의 협력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슬롯여기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는 철도와 인터넷처럼 전 세계 인구가 공유하는 기반시설이 될 것”이라며 “개인이 각자 슬롯여기 비서를 활용하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일 기업이 아니라 장기적 파트너십과 생태계 단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 역시 오픈슬롯여기와의 협력과 관련해 "샘 올트먼 오픈슬롯여기 CEO가 HBM 90만장을 요구했는데, 이는 한 기업이 전 세계의 전체 HBM 월 생산량 2배"라며 "결국 오픈슬롯여기도 미래 데이터센터 구축과 슬롯여기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려면 바틀넥이 HBM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래서 이를 많이 확보하는 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에 발맞춰 메모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기술 개선을 통해 메모리 병목화를 해결할 방침이다. 청주M15X 팹과 2027년 완공 예정인 용인클러스터가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에는 큰 팹이 4개가 있고, 해당 팹 1개에 청주M15X 팹 6개가 들어간다. 고로 용인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24개의 청주M15X 팹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기술력은 이미 업계에 증명이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우리한테 더이상 개발 속도와 관련한 이야기는 안한다. 이는 이미 우리가 충분히 준비됐다는 이야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슬롯여기 인프라 플랫폼 기업 전환
한편 SK 슬롯여기 서밋은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후 올해가 2회차다. 기존 각 계열사가 별도로 진행하던 슬롯여기 관련 세미나 혹은 포럼을 그룹 통합 '슬롯여기 인프라 전략 발표장'으로 재편한 것이다. 올해 서밋은 SK그룹이 슬롯여기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전략 축을 이동하고 있음을 특히 강조했다는 평가다.
슬롯여기 경쟁이 모델 크기 중심의 스케일 경쟁에서 전력·메모리·데이터센터 운영 효율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SK가 메모리 공급력, 전력·팩토리 운영 경험, 통신·데이터센터 자산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그룹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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