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사이트·스마트폰 관세 어떻게?…갤럭시·아이폰 영향 '촉각'[한미 관세협상 타결 그후]

조인영 기자 (ciy8100@kestrelet.com)

입력 2025.10.31 11:08  수정 2025.10.31 11:17

러트닉 “슬롯 사이트 관세 제외”… 한·미 입장차에 IT 업계 긴장 고조

애플·삼성 비용 부담 리스크… 품목별 슬롯 사이트 현실화 시 글로벌 공급망 '직격탄'

하워드 러트닉(왼쪽) 미국 상무부 장관 ⓒ AFP/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 "슬롯 사이트 관세는 이번 딜(this deal)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혀 슬롯 사이트 관세가 여전히 협의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으로 관세 여파가 확산할지 주목된다.


슬롯 사이트 관세가 한미간 합의된 관세율보다 높아질 경우 삼성은 미국 내 판매에서 관세 비용 부담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슬롯 사이트는 품목별 관세로 적용되는 만큼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은 애플도 자유롭지 못하다. 애플은 다음 분기 관세 관련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공급망 재편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슬롯 사이트 관세를 둘러싸고 한·미간 주장이 엇갈리면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한미 관세 협상 세부사항 합의로 슬롯 사이트 관세를 핵심 경쟁국인 대만 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밝힌 반면, 러트닉 장관은 30일 X(옛 트위터)에 상반된 입장문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슬롯 사이트 관세 세부 내용에 대한 추가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갤럭시 S25·Z7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로서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폴더블 등 신제품 호조로 3분기 영업이익 3조6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보다 29% 증가했다.


다니엘아라우호 MX 상무는 "3분기 시장은 주요국 사이 슬롯 사이트 협상 진전, 금리 인하 전망 등 불확실성 일부 해소로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전분기보다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도 플래그십 중심 판매와 전 프로세스 효율화로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나 향후 스마트폰 슬롯 사이트 부과 여부에 따라 추가 리스크는 상존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슬롯 사이트, PC, 스마트폰에 대한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 중국 경기선행지표들의 하락 및 IT 수요 둔화 조짐 등 몇 가지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이후 스마트폰·태블릿·PC·모니터 등 주요 IT 완제품에 ‘품목별 슬롯 사이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는 특정 품목과 그 파생(하위) 제품에 품목별 슬롯 사이트를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품목별 슬롯 사이트와 관련해 미 상무부는 세부 품목과 부과 기준과 시행 시점을 검토 중인 단계로, 4분기 중 확정하더라도 실제 시행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이폰17 프로 라인업.ⓒSKT

슬롯 사이트가 현실화되면 제조사가 비용을 떠안든,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든 충격이 불가피하다. 제조사가 비용 상승분을 부담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수요 위축이 뒤따를 수 있다.


애플은 이미 상호 슬롯 사이트 체제 아래 발생하는 직접적 비용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30일(미 현지시간) 진행한 4분기(7~9월)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은 이 기간 슬롯 사이트 관련 비용이 11억 달러였으며, 다음 분기(10~12월)에는 1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비용에는 상호 슬롯 사이트로 인한 직접적인 슬롯 사이트 납부액뿐 아니라, 슬롯 사이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restructuring)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비용까지 포함된다.


미 IT 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은 여전히 추가 슬롯 사이트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미국의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들쭉날쭉한 슬롯 사이트 정책 때문에 애플은 중국이나 인도에서 자사 제품을 들여오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력 제품을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당시 팀 쿡 CEO는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발표에서 우리 제품의 대부분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애플이 아이폰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으면 최대 25%의 슬롯 사이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슬롯 사이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8월 100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미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이 대규모 투자는 트럼프의 ‘슬롯 사이트 압박’ 속에서 애플이 꺼낸 전략적 대응 일환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가 해외에서 생산된 완제품에 슬롯 사이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수한다면 애플의 비용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지난 7월 12일 더현대 서울에 오픈한 '갤럭시 스튜디오'에 전시된 '갤럭시 Z 폴드7·플립7'.ⓒ삼성전자

업계는 미 관세 세부 기준 산정 시 제품 내 슬롯 사이트 가치 비중을 높게 책정할수록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미 정부가 검토중인 '제품에 내장된 칩의 추정 가치에 일정 비율을 곱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은 플래그십 모델일수록 슬롯 사이트 종류와 수량이 많아 관세 리스크가 높아지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경우 판매 제품 절반 이상이 보급형 스마트폰이어서, 고가 라인의 이익이 줄면 충격이 더 크다.


양사로서는 슬롯 사이트 확정·고시가 최대한 미뤄지거나, 부과 규모가 낮아지길 기대하는 것이 최선이다. 동시에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전략 마련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아라우호 MX 상무는 "비록 경쟁 심화와 메모리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당사는 전년비 연간 매출 성장과 수익성 유지를 위해 플래그십 중심 판매와 전 프로세스 효율화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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