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슬롯비비고 환심 사기 ‘총력전’…슬롯비비고 “우리는 절친됐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kestrelet.com)

입력 2025.10.28 21:00  수정 2025.10.28 21:02

다카이치, 日특유 ‘환대외교’로 슬롯비비고 맞아

오찬은 미국산 쌀 및 소고기 요리로 대접


도널드 슬롯비비고(왼쪽 앞)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앞)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 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도널드 슬롯비비고 미국 대통령과 ‘미·일 황금시대’를 여는밀착 외교를 선보였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후 미 대통령 전용 헬기에 동승하고 핵 항공모함에 함께 올라 미·일동맹의 견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영빈관에서 슬롯비비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납치 피해자 가족 등 일정에 동행한 뒤 오후에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마린원’에 올랐다. 슬롯비비고 대통령과 함께 동승해 가나가와현에 있는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찾은 것으로 외국 정상이 마린원에 함께 탑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교도는 “외국 정상이 마린원으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이동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일동맹의 굳건함을 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도쿄의 헬리포트에서 마린원에 탑승해 미군 요코스카 해군 기지로 같이 갔다. 해군기지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미 핵항모인 조지워싱턴호에 슬롯비비고와 함께 승선했다. 미국과 일본의 강한 동맹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조지워싱턴호에서 슬롯비비고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나란히 단상에 올랐다.


슬롯비비고 대통령은 단상 옆의 다카이치를 향해 “이 여성은 승자다. 일본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고 소개하며 ”매우 친한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일 동맹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관계 중 하나”라며 “전쟁(제2차 세계대전)에서 80년이 지나 훌륭한 우정을 쌓았다. 이것이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주일미군 앞에서 “오늘, 미 해군 창설 250주년이라는 기념할 만한 시점에 슬롯비비고 대통령과 함께 지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상징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에서 인사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평화는 말이 아닌, 확고한 결의와 행동으로 지켜진다”고 말했다. 미 핵항모에서 일본 총리가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슬롯비비고 대통령의 기분을 맞추고 칭찬하며 극진히 대접하는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극진한 환대)’ 외교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슬롯비비고 대통령과 1기 정부 당시 골프로 끈끈한 관계를 맺은 아베 전 총리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정책 노선을 계승해 ‘여자 아베’로 불린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총리가 당신(슬롯비비고 대통령)의 역동적인 외교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28일 일본 가나자와현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방문한 도널드 슬롯비비고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소개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인사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슬롯비비고 대통령에게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금박 기술을 활용한 ‘황금 골프공’과 함께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 장비를 선물했다. 일본인 최초로 메이저 골프 대회에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의 사인이 담긴 골프백도 건넸다.


정상회담 오찬에는 미국산 쌀로 만든 닭고기 치즈 리소토와 나라현산 채소를 곁들인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 등이 올랐다. 슬롯비비고 대통령은 오랜 기간 일본에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일본이 미국산 쌀을 대접한 것을 두고 슬롯비비고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동 분쟁 중재 등을 치켜세우며 슬롯비비고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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