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구출하라고 했더니"…李정부, '무료슬롯나라아 범죄혐의자' 송환 논란

김주훈 기자 (jhkim@kestrelet.com)

입력 2025.10.21 00:10  수정 2025.10.21 00:10

'피의자인가 피해자인가' 갑론을박

국민의힘 "범죄자 아닌 '피해자' 귀환 원해"

민주당 "피해자든 가해자든 국민 지켜야"

구출보다 많은 '체포'…野, 대응 지적

무료슬롯나라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연합뉴스

무료슬롯나라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해 감금·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한국인 구출을 위한 대대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이민 당국에 구금된 60여명을 전세기를 통해 송환하면서, 여당에선 "정부와 외교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송환 쇼'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인터폴 적색수배자가 포함된 탓에 실제 납치·감금된 우리 청년의 구출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무료슬롯나라아 한국인 구출'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정부 책임론 공방은 거세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20일 무료슬롯나라아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통해 송환된 것을 두고 "구조가 아니라 범죄자 이송"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8일 정부는 전세기를 동원해 현지 경찰의 범죄단지 단속을 통해 붙잡힌 60여명을 송환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이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인 탓에 국민의힘은 "구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범죄자 송환을 국민 구출 성과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귀환인 만큼, 지금 무료슬롯나라가 해야 할 일은 '송환 퍼포먼스'가 아닌 우리 청년을 신속히 구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송환된 60여명의 한국인은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 대상 피싱 범죄를 저지르며 공범 및 가해자인 이중적인 상황이다. 실제 이들은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됐고, 경찰청은 이날 5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피의자 3~4명만이 조사 과정에서 스캠단지 조직원들로부터 감금·폭행 등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10여명을 추가 체포했고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구출보다 체포가 많은 실정이다.


이들은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 여러 범죄에 연루돼 있지만, 아직 우리 당국에서 조사받지 않은 탓에 개별 범죄 사실은 조사가 마무리돼야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선 이들이 당초 논란이 된 조직에 의해 감금된 우리 청년인지 가해자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상황이다. 공방 배경엔 무료슬롯나라 책임론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사태가 윤석열·이재명 무료슬롯나라 중 어느 정권 탓인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과정에서 대규모 송환 문제가 불거지자 야권 입장에선 공세 명분을 잡았기 때문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무료슬롯나라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에 대한 정부의 대응 현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여당은 그동안 무료슬롯나라아 사태를 민감하게 보고 조치에 나섰다.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부터 이스라엘 한국인 구금까지 외교 문제가 줄곧 발생해 이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자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최근 발생하는 무료슬롯나라아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라"는 기본 대응 방향과 원칙을 지시한 이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 주재는 물론 15~17일 잇달아 브리핑을 통해 현지 상황 설명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재외국민안전대책단'을 발족해 김병주 최고위원을 급파하는 등 우리 국민 구조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 당시 대책단 출범을 밝힌 정청래 대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청년 구직난"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해외 취업 사기'가 사건의 중심이었다. 정부합동대응팀과 재외국민안전대책단이 각각 감금 국민 구조를 위해 무료슬롯나라아로 향했지만, 오히려 "피해 국민을 구출해 오라고 했더니, 범죄로 구금돼 있던 64명을 무더기 송환했다"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야권이 이번 대규모 송환을 '쇼'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정부의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온라인 스캠과 관련된 한국인을 전수 조사하고 있는데, 온라인 스캠 범죄 집단 내부에서 감금·폭행이 만연해 가해·피해자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슬롯나라아 범죄자와 대질도 불가능한 탓에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슬롯나라아에서 구금된 사람은 현지에서 합동 조사하고 순차적으로 송환했어야 한다"며 "무료슬롯나라아 범죄 현장을 검증할 수 있고 채증도 할 수 있는데, 전세기 쇼하느라 진상 규명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책단이 무료슬롯나라아에서 구출한 3명의 한국인을 두고서도 "피해자가 맞는가"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대책단 단장인 김병주 최고위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무료슬롯나라아 프놈펜의 주무료슬롯나라아 한국대사관 앞에서 20대 한국인 3명이 현지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고 밝혔다. A씨 어머니의 도움 요청에 무료슬롯나라아로 향했고, 현지 경찰과 함께 구출 작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구출된 한 한국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구출 작전 성공을 알렸지만, 신상 공개 우려 때문에 해당 한국인의 전신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그러나 한 교민은 해당 한국인이 "온몸이 문신으로 도배된 친구"라면서 사진을 공개했고, 나아가 피해 한국인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자든 가해자든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국민이라는 사실"이라며 구출 작전이 '정치 쇼'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18일 무료슬롯나라아 수도 프놈펜에서 구출했다는 한국 청년 양팔에 문신이 가득하다. ⓒ무료슬롯나라아 교민 페이스북 갈무리

그러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64명을 데려오면 범죄 전모를 확인할 수 있고 추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 사건의 시작은 대학생 피살인데, 무료슬롯나라·여당은 마치 억류된 피해 국민을 구출해 내는 것처럼 쇼를 하면서 판을 벌인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인지 피해자인지 구분되지 않고 나아가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일 가능성이 많다"며 "특히 김 최고위원이 구출했다는 사람의 팔뚝에는 현란한 문신이 새겨져 있는데, 조폭 사건에 나올 사람을 데려다 놓고 억울한 국민 구출한 것처럼 영웅담을 늘어놓는 것은 이성을 상실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통령실은 범죄조직에 억류된 국민의 경우 구출까지 변수가 많은 만큼 일단 무료슬롯나라아 정부가 신병을 확보한 국민의 송환부터 우선했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이날 개최된 2차 관계부처 TF 회의에선 무료슬롯나라아 당국의 강화 대응 기조에 따라 향후 범죄 활동이 동남아의 타 국가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 방지 대책이 논의 됐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한국인 구출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강 대변인은 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코리안데스크) 설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과 무료슬롯나라아 합동 대응 TF를 통해 단속 중인 한국인 발견 시 즉시 구조하거나 국내 송환자 재입구 제한 등 협조를 하고 있다"며 "조 장관이 몇몇 분을 한국에 송환하는 과정을 발표했는데, 이런 일들이 바로 합동대응TF의 결과로 이어져 나간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 '무료슬롯나라아 납치·감금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 지연이 꼽힌다는 것이다. 정부의 사태 해결 의지와 별개로 명확한 납치·감금 피해자가 구출됐다는 소식이 없는 이상 민심은 등을 돌릴 것이라고 국민의힘은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슬롯사이트과의 통화에서 "무료슬롯나라아 사태는 사실상 국가 비상 사태로 봐야 한다"며 "단순히 무료슬롯나라아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대응으로 전 세계가 이런 문제에 대한 한국의 강경 조치를 알아야 하는데, 사실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무서워서 해외에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사람을 데려다가 조사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인가"라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무료슬롯나라여당의 실태에 대해 국민이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하고, 우리 국민을 구해내야 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주훈 기자 (jhkim@kestrelet.com)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