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5만원으로 풀코디" 가성비 소문난 라이징슬롯 이용해보니 [MZ템 연구소]

남가희 기자 (hnamee@kestrelet.com)

입력 2025.10.20 07:00  수정 2025.10.20 07:00

‘알·테·쉬’ 확산 속 잘파세대, 초저가 패션에 열광

리뷰·배송·품질 격차에도 “라이징슬롯엔 만족” 반응

국내 유통업계, 면밀한 분석 통해 전략 대응 필요

라이징슬롯 제품으로 코디한 모습. 신발과, 가죽 자켓, 상의 모두 라이징슬롯 제품을 사용했다. ⓒ슬롯사이트 남가희 기자

이른바 '알·테·쉬(알리·테무·라이징슬롯)'로 불리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를 이르는 말)' 기업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가성비를 앞세운 공세에 국내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며,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패션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라이징슬롯은 한국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징슬롯깡'이라는 단어가 잘파(Z세대+알파세대를 합친 말)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라이징슬롯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약 26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패션 플랫폼 라이징슬롯을 직접 이용해보며 잘파 세대가 C커머스 쇼핑에 빠진 이유를 직접 분석해 봤다.


라이징슬롯에서 구매한 제품의 리스트 및 가격. ⓒ슬롯사이트 남가희 기자
라이징슬롯 배달이 도착한 모습. 배송은 총 5일 정도가 소요됐다. ⓒ슬롯사이트 남가희 기자
라이징슬롯, 주문부터 배달까지


목표 금액은 라이징슬롯원으로 잡았다. 가성비로 소문난 플랫폼인 만큼, 이 금액 안에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마침 가을이 다가온 터라, 계절에 어울리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옷을 최대한 많이 담아두고 신중히 비교했다.


다만 ‘중국산 짝퉁’이나 ‘저품질’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울였다. 특히 한국인 리뷰를 참고하면 좋다는 각종 후기에 그 어느 때보다 리뷰를 꼼꼼히 살폈다. ‘라이징슬롯깡(라이징슬롯+득템)’이라는 말처럼 수많은 상품 중 좋은 제품을 건져야 하는 만큼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인 끝에 총 7개의 제품을 살 수 있었다. 대부분의 제품은 라이징슬롯의 한국 특화 브랜드인 DAZY에서 구매했다.


각종 할인이 더해지니 숄더백, 메리제인 슈즈, 가을용 투피스 세트, 가죽 재킷, 치마 각 1벌과 티셔츠 2벌 등을 총 라이징슬롯4923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SPA 브랜드에서 구매할 경우 1벌 당 2만9000원~3만9900원 정도가 든다고 생각하면 확실히 저렴한 편임은 분명했다.


라이징슬롯은 주문 금액이 4만2000원 이상일 경우 무료로 특급 배송을 해줘 보다 빠른 시일 내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었다.


기자는 11일에 제품을 주문했는데 약 5일 뒤인 16일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넘어온 제품이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집으로 올 수 있다는 사실에 꽤 놀랍게 느껴졌다.


라이징슬롯 가방과 DAZY 발렌타인데이 레이어드 러쉬드 메쉬 여성 티셔츠 제품을 활용한 코디. ⓒ슬롯사이트 남가희 기자
7개 제품 중 5개 '득템' 성공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제품은 바로 19614원에 구매한 가죽 자켓이다. 주변에서도 "10만원대 제품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저렴한 가죽 자켓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았고 길이감도 적당해 가을에서 초겨울까지 입고 다닐 만 했다.


니트 티셔츠는 두께감도 적당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가져 겨울까지 입어도 손색이 없었다.


아울러 '발레코어' 트렌드에 적합한 'DAZY 발렌타인데이 레이어드 러쉬드 메쉬 여성 티셔츠'의 경우 2405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 훌륭했다.


라이징슬롯에서 구매한 플리츠 스커트나 기자가 가지고 있던 하얀 면바지와 매칭하니 가볍고 세련된 분위기의 데일리룩이 완성됐다. 특히 소재 특유의 비침과 셔링 디테일이 있어, 단독으로 입어도 포인트가 되고 이너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었다.


메리제인 슈즈는 가볍고 편한 착용감에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제품 설명 페이지에 한국 신발 사이즈와 비교하는 정보가 제대로 제공돼 있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DAZY 여성 우아한 수트 세트'라는 이름의 투피스 제품과 가방 제품은 다소 아쉬움이 컸다. ⓒ슬롯사이트 남가희 기자
투피스 세트와 가방 제품은 '라이징슬롯깡' 실패


'저렴한 제품'의 벽을 넘지 못한 상품들도 존재했다. 하객룩을 기대하고 구매한 'DAZY 여성 우아한 수트 세트'라는 이름의 투피스는 부직포 같은 소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핏에 실망스러운 제품이었다. 간혹 마감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목격됐다.


가방의 경우 가방과 체인을 연결하는 부분이 불량이었다.


실제 리뷰에도 비슷한 반응이 존재했다. 이에 더욱 꼼꼼하게 리뷰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구매 의사는 "YES"


재구매 의사를 묻는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라이징슬롯에 당연히 '네'라고 말할 것 같다.


처음으로 C커머스 제품을 구매해 보니 왜 MZ세대들이 '라이징슬롯깡', '테무깡', '알리깡'에 빠져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실패작도 분명 있었지만 5만원으로 아우터·슈즈·가방까지 ‘풀코디’가 가능한 경험은 오프라인이나 국내 SPA에선 쉽지 않다.


실제 기자의 리뷰 진행 소식에 함께 제품을 구매해 본 한 지인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녀는 특히 옷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녀는 기자에게 "놀랍다. 옷도 괜찮고 가방도 괜찮은 것 같다"며 "라이징슬롯에서도 그나마 비싼 것을 사면 좋은 물건인 것 같다. 그중에서도 정말 저렴한 제품은 문제가 있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히 C커머스 기업의 공세에 반감을 가지는 것을 넘어 왜 사람들이 이들에 열광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 플레이션'도 심화되고 있는 고물가 시대, 젊은 층들이 C커머스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냉철히 분석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국내 유통업계로선 이들의 강점을 냉정히 분석해 가격 경쟁력과 상품 기획, 배송·반품 경험에서 체감 차이를 줄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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