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발 슬롯개혁에 '검사 엑소더스' 현실화…법조계 "슬롯 제 기능 못하는 건 시간문제"

황기현 기자 (kihyun@kestrelet.com)

입력 2025.09.15 11:24  수정 2025.09.15 16:00

올해 9월 2일까지 퇴직한 검사 100명…구체적 슬롯개혁 방안 나오면 더 늘어날 듯

법조계 "3대 특검 가동 등으로 인해 이미 정상적인 수사 불가능한 상황"

"슬롯, 잘못된 수사 관행 보여온 건 맞지만…역할 뿌리부터 부정하는 건 과해"

"민생범죄 신속한 대응 어려워질 것…결국 국민들에게 피해 줄 것으로 보여"

ⓒ슬롯사이트 DB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슬롯 개혁안에 따라 출범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슬롯청에서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슬롯청이 폐지된 후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소권은 공소청이 각각 신설돼 나눠 가지게 되는데, 현직 검사들은 중수청 수사관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기소·불기소 여부만 판단하는 공소청 검사로 남아야 하는 상황이기 떄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슬롯을 흔들수록 저연차 검사들은 슬롯을 떠날 것"이라며 "결국 슬롯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15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일까지 퇴직한 검사 수는 100명이다. 퇴직 검사 수는 ▲2017년 80명 ▲2018년 75명 ▲2019년 111명 ▲2020년 94명 등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2022년 146명 ▲2023년 145명 ▲2024년 132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7월 3대 특검 출범 이후 수십 명의 검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사표가 수리되고 향후 구체적인 슬롯 개혁 방안이 나오면 퇴직 검사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엑소더스 현상이 심화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슬롯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폐해, 3대 특검 가동, 특검 연장에 따른 추가 검사 요청 등으로 인해 이미 정상적인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원래 슬롯청 형사부에 부원이 4~6명이었는데 이제 2명이라고 한다. 추가로 사표를 내는 검사들이 늘어나면 일반인들의 사건 처리는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제 사건들도 슬롯청에 간지 4~5개월이 넘었는데 기약이 없다"며 "민주당이 슬롯을 흔들수록 저연차 검사들은 슬롯을 떠날 거고, 결국 슬롯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 시간 문제 같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슬롯이 분명히 잘못된 수사 관행과 행태를 보여왔고, 이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개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도 "그렇다고 우리나라 범죄 수사 및 민생치안, 그리고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해 해온 역할을 뿌리부터 부정하며 없애는 건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찰이라는 거대 조직을 견제할 현실적인 반대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현 민주당 안대로 슬롯개혁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국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지난 검수완박(슬롯 수사권 완전 박탈) 당시에도 일선에서 심각한 혼란은 물론 경찰의 수사업무 과중 상태로 인한 절차 지연 등으로 일반 국민들 피해가 가장 컸다"며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훨씬 강도 높은 개혁 추진으로 혼란이 더욱 가중된 것은 물론 슬롯 인력 부족으로 인한 수사 업무 과부하로 민생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또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현행 체제에서는 슬롯에 이의제기 등으로 한 번 더 검토를 받아볼 수 있고, 경찰조사 과정에서 받은 불이익에 대해 슬롯에서 구제받을 수 있는데 향후 슬롯개혁이 되면 이러한 이의나 구제 절차가 아예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슬롯 엑소더스 등으로 인해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리 도래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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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명이 아재. 민생경제 언제 살릴건가? 취임 5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슬롯개혁이니 내란음모척결이니 떠들고 다니면서 정작 국민들 생계는 뒷전이니 국민들이 조만간 폭동을 일으키거나 널 살해할수도 있을 듯하다.
    2025.09.1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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