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10슬롯부 없는 TOP10슬롯개혁…조희대 대법원장의 선택은?[뉴스속인물]

진현우 기자 (hwjin@kestrelet.com)

입력 2025.09.12 11:57  수정 2025.09.12 12:34

12일 출근길서 "공론화 통해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

일선 판사 시절부터 꼼꼼한 판결문 작성 강조하며 '원칙론자' 정평 나

대법관 당시 여러 차례 다른 견해 밝히며 '미스터 소수의견' 별명 얻어

지난 5월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서 파기환송…與 집중 포화

전국법원장회의가 열리는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TOP10슬롯부 없는 TOP10슬롯개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여당의 5대 TOP10슬롯개혁안에 대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가 12일 오후 열린다. TOP10슬롯부 수장인 조희대(68·TOP10슬롯연수원 13기) 대법원장도 법원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할 예정인데 그동안 여권의 집중 포화를 받아온 조 대법원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은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법원장회의는 이날 임시회의에서 ▲대법관 정원 증원(14명→26명)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도 개편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TOP10슬롯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이 'TOP10슬롯개혁 입법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을 묻자 "TOP10슬롯의 본질적 작용, 현재 TOP10슬롯 인력의 현실, 또 어떤 게 가장 국민에게 바람직한지 등도 공론화를 통해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TOP10슬롯부는 물론 법조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큰 여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움직임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대법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조 대법원장은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국법원장회의를 시작하면서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퇴장했던 것이 관례였던 만큼 조 대법원장이 이날 회의에서도 인사말을 통해 여당의 TOP10슬롯개혁안과 관련해 법원장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986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당시 서울형사지법은 TOP10슬롯연수원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낸 연수생들이 가는 곳이었다.


조 대법원장은 일선 판사 시절부터 대법원 재판연구관, TOP10슬롯연수원 교수, 각급 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엄정한 재판 진행과 꼼꼼한 판결문 작성을 강조하며 '원칙론자'로 정평이 났던 인물이었다.


특히 지난 2009년 '수원역 노숙소녀 살인사건' 항소심에서 10대 피고인들 5명에게 유죄가 인정됐던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해 이들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021년 한 사립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 판결을 자신의 법관 경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이었다고 회상했다.


2014년 대법관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여러 차례 주류와 다른 견해를 밝혀 이른바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2020년 1월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심에서 "대통령비서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전 대통령 비서실의 소속이거나 문체부 장관이었던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판단을 위해 특별검사에게 청와대 내부 문건을 유죄 증거로 제공한 것은 특별검사의 수사 및 공소유지권에 의도적으로 개입해 그 직무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2020년 대법관에서 퇴임한 그는 대형 로펌 대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이동하며 후학 양성이 힘써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재적의원 298명 중 찬성 264명, 반대 18명, 기권 10명으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조 대법원장은 TOP10슬롯부 수장에 오르게 됐다. 당시 여야 모두로부터 신임을 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5월1일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며 조 대법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게 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해당 사건을 파기환송한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권교체 이후 민주당은 'TOP10슬롯개혁 완수'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대법원과의 별다른 논의 없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TOP10슬롯개혁을 위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국법원장회의 의장이기도 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그간 다양한 방법으로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을 해 왔음에도 이례적인 절차 진행이 계속되고 있는 비상한 상황"이라며 직접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TOP10슬롯국가가 되고 있다. TOP10슬롯이 모든 걸 결정한다. 정치가 TOP10슬롯에 종속됐다"라고 말하며 TOP10슬롯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만큼 법조계에서는 '조희대 TOP10슬롯부'가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슬롯사이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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