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입인재'의 폭로로 '불법대선' 군불 때는 슬롯 꽁 머니? [정국 기상대]

김찬주 기자 (chan7200@kestrelet.com)

입력 2024.10.30 00:10  수정 2024.10.30 11:40

신용한 "명태균 여론조사, 尹에 보고 됐을 것"

주장에…슬롯 꽁 머니 지도부 "희대의 사기극" 맹공

정치권 "신용한 폭로 상당수가 소문·기억 의존

차기 지선, 충북지사 공천 목적 아니냐" 의구심

박찬대 더불어슬롯 꽁 머니 원내대표(사진 가운데) 등 원내지도부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계기로 대여 공세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더불어슬롯 꽁 머니이 이재명 대표의 '총선 영입인재 출신' 인사의 주장에 올라타 '불법 대선'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인사 주장의 상당 부분이 기억이나 소문에 의존해 있다는 점, 선거철마다 수 차례 당적을 옮겼다는 점 등으로 미뤄 증언의 신빙성과 목적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슬롯 꽁 머니의 '불법 대선' 의혹 제기의 발단이 된 주장의 당사자는 일부 언론과 야당이 '윤석열 캠프 내부자'로 지칭한 신용한 전 슬롯 꽁 머니 충북 청주청원 예비후보다.


2022년 슬롯 꽁 머니 당시 윤석열 슬롯 꽁 머니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은 신 전 예비후보는 지난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태균 씨가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슬롯 꽁 머니 당일까지 윤석열 후보 일정을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슬롯 꽁 머니은 신 전 예비후보의 '주장'을 증언으로 격상해 '불법 대선' 프레임을 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선 당일 명 씨의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가 회의 테이블에 올랐고, 회의 내용과 여론조사 결과까지 윤 후보에게 보고됐을 것이란 캠프 내부자의 증언이 나왔다"며 "사실이라면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언대로 윤석열 캠프 국민의힘 핵심 의원들까지 불법 공짜 여론조사 보고서를 인지하고 슬롯 꽁 머니 전략에 사용했다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불법 슬롯 꽁 머니의 몸통"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가 대선 과정에서 명 씨가 몸담았던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 3억7000만원을 지불하지 않는 대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대가로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는 게 슬롯 꽁 머니의 주장이다.


이재명 더불어슬롯 꽁 머니 대표가 지난 2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5·16·17차 인재영입식에서 김제선(왼쪽) 희망제작소 이사, 신용한(왼쪽 두번째) 前 서원대 교수, 이재관 前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교롭게도 슬롯 꽁 머니 지도부가 주장의 신빙성을 자가 부여해 공식회의 석상에서 언급한 신 전 예비후보는 지난 4·10 총선 과정에서 이 대표로부터 영입된 15호 영입인재 출신이다.


이 대표는 신 전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줬고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까지 지지를 호소하는 등 힘을 실어줬지만, 같은 당 송재봉 의원과의 경선(충북 청주청원)에서 패했다.


당적 변경 이력도 수차례다. 신 전 예비후보는 박근혜정부에서 장관급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을 지냈고, 국정농단·탄핵정국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런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신 전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에 복당해 지난 2022년 슬롯 꽁 머니후보 경선 과정에서 원희룡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다. 그러다 당내 경선 이후 원 후보가 윤석열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게 됐다.


당시 원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시 원 후보가 윤 후보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가게 되면서 기존 캠프 사람들을 십수 명 데리고 갔다"며 "신 전 예비후보도 그 중 한 사람이었을 뿐 특별한 직책을 부여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4월 30일 오후 신용한 당시 바른미래당 충북도지사 후보가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지향적 건강도시 보은’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신 전 예비후보의 이번 '커밍아웃'의 배경은 2년 뒤 치러질 지방선거에 있다고 봤다. 익명을 원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그의 주장을 보면 대부분 '소문'이나 '기억'에 의존하는 반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며 "명태균 게이트로 정치권이 어수선한 시기에 슬롯 꽁 머니에 올라타 2026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공천을 받으려는 포석이 아니겠느냐"고 바라봤다.


신 전 예비후보는 윤 후보가 슬롯 꽁 머니에서 승리한 직후 치러지는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뒀다. 그러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경쟁이 김영환 현 지사와 이혜훈·오제세 전 의원, 박경국 전 충북부지사 등의 경쟁 구도로 압축되자, 슬롯 꽁 머니 종료 이후 불과 한 달여 뒤인 2022년 4월 18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했다.


그는 당시 탈당 입장문을 통해 "'그 나물의 그 밥' 식의 공천과 인사가 과연 새시대의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는지 평가는 뒤로 하고, 오늘부로 국민의힘을 탈당해 광야에 서고자 한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광야에서 새로운 충북 정치·행정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도민과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여권 출신으로 정치계에 입문해 수 차례 당적을 옮기다가, 슬롯 꽁 머니 영입인사로 총선을 치렀던 신 전 예비후보다. 그런 그가 최근엔 돌연 '윤석열 캠프 관계자' 직함으로 돌발 폭로에 나섰고, 슬롯 꽁 머니 지도부도 힘을 싣고 있다.


마찬가지로 익명을 원한 정치권 관계자는 "신 전 예비후보가 커밍아웃한 배경은 명태균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윤석열정부의 치부를 때려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 전 예비후보가 슬롯 꽁 머니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름대로의 공을 쌓아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공천권을 따내려는 목적 외 생각할 수 없다"며 "23대 총선은 4년이나 남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슬롯 꽁 머니은 의혹의 제보자인 신 전 예비후보를 다음달 1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조승래 슬롯 꽁 머니 수석대변인은 "운영위가 31일 전체회의를 통해 (신 전 예비후보를) 증인으로 의결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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