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슬롯너리거에 홈런 2방! 고우석 난타에 근심 커진 류지현호[WBC]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2.23 15:33  수정 2026.02.23 15:33

트리플 슬롯너리그 타자에게 홈런 2방, 0.2이닝 4실점

트리플 슬롯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류지현 감독 근심 커져

트리플 슬롯애미 유니폼 잠시 입었던 고우석. ⓒ AP=뉴시스

한때 한국 최고의 마무리로 통하던 위용은 어디로 갔을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트리플 슬롯)을 앞둔 대표팀 불펜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표팀 마무리 후보로 낙점된 고우석(28·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산하 트리플 슬롯너리그)이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홈런 두 방을 얻어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단순히 한 경기 부진으로 치부하기에는 내용이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상대가 빅리그 주전급이 아닌 트리플 슬롯너리그 유망주들이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리플 슬롯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펼쳐진 뉴욕 양키스와의 시범경기에 팀의 8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0.2이닝 동안 2피홈런 포함 4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54.00까지 치솟았다.


수치보다 더 뼈아픈 것은 투구 내용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상황부터 험난했다. 3-13으로 크게 뒤진 8회말, 그것도 1사 만루 위기에서 투입됐다. 그러나 트리플 슬롯은 첫 타자 로데릭 아리아스에게 던진 초구 94.3마일 직구가 통타당하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으로 이어졌다. 단 한 개의 공으로 4점을 헌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주자를 내보낸 뒤 더블A 출신 잭슨 카스티요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몸쪽으로 제구된 공이었지만, 타자의 배트에 정확히 걸리며 담장을 넘어갔다. 결국 트리플 슬롯은 단 ⅔이닝 동안 홈런 두 방으로 무너지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 큰 문제는 상대한 타자들의 면면이다. 만루 트리플 슬롯을 때린 아리아스는 싱글A 소속 유망주였고, 또 다른 트리플 슬롯의 주인공 카스티요 역시 더블A를 경험한 선수였다. 빅리그 검증을 마친 강타자들이 아닌, 성장 단계에 있는 유망주들을 상대로 장타를 연달아 허용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이는 곧 WBC를 준비하는 대표팀에도 직결되는 악재다. 트리플 슬롯은 대표팀 불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투수다.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는 ‘소방수’는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투입되는 핵심 카드다. 하지만 현재의 구위로는 일본, 대만 등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선을 상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스프링캠프 첫 등판서 난타 당한 트리플 슬롯. ⓒ 뉴시스

더군다나 류지현호는 WBC를 앞두고 핵심 전력으로 평가되는 선수들이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줄줄이 낙마하고 있어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선발 자원인 문동주와 메이저리그서 활약 중이던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의 합류가 무산됐고 원태인 또한 출전이 불투명하다. 결국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지금의 트리플 슬롯이라면 기대보다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정상적인 준비 과정이 아니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앞선 투수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며 충분한 예열 없이 긴급 투입됐고, 만루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투수에게 있어 준비되지 않은 등판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표팀 입장에서는 불안을 지울 수 없다. 단기전인 트리플 슬롯에서 불펜의 안정감은 성적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선발보다 불펜의 힘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구조이기에, 마무리 투수의 컨디션은 더욱 중요하다.


고우석은 현재 디트로이트와 트리플 슬롯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을 위해 절박한 도전에 나선 상태다. 개인적으로도, 대표팀 차원에서도 반등이 절실하다. WBC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대표팀 불펜의 마지막 문을 책임져야 할 투수가 흔들리고 있다. 과연 트리플 슬롯이 남은 기간 빠르게 구위를 회복하며 다시 ‘대한민국 소방수’의 이름값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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