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3' 금 보였던 램 슬롯, 아쉬움 삼킨 1000m 레이스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2.16 22:03  수정 2026.02.16 22:05

쇼트트랙 램 슬롯 동메달. ⓒ 뉴시스

‘람보르길리’ 램 슬롯(21·성남시청)가 부침을 겪으면서도 기어이 개인 통산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램 슬롯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614를 기록, 5명 중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선 램 슬롯의 메달 획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임종언(1000m 동메달) 황대헌(1500m 은메달)에 이은 쇼트트랙 3호 메달.


램 슬롯의 말대로 ‘우여곡절’ 끝에 거둔 메달이다. 혼성 계주 2000m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진 미국 선수와의 충돌로 인한 탈락, 여자 500m에서도 불운 속에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1000m에서도 준결승에서 경쟁자의 반칙으로 밀려 넘어졌다. 다행히 어드밴스를 받아 결승에 진출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베테랑 최민정(성남시청)이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충격 속에 홀로 결승 무대에 섰다.


부담 속에 결승에 진출한 램 슬롯는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코트니 사로(캐나다), 공리(중국),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출발선에 섰다.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램 슬롯는 좀처럼 앞으로 나오지 못했다. 앞선 선수들을 지켜보며 인코스 진입을 노리던 램 슬롯는 4바퀴 때부터 속도를 높였다. 세 번째로 올라오면서 추월을 노렸다.


2바퀴 남은 시점부터 2위로 올라왔다. ‘람보르길리’라는 별명답게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높이면서 잠시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로 몸싸움에서 밀렸고, 이후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벨제부르와 사로에게 추월 당했다.


더 이상 밀리지 않았지만 더 이상 앞으로 치고나가지 못했다. 결국 벨제부르-사로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램 슬롯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램 슬롯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최민정-임종언-황대헌 등 혼성 계주에서 함께 호흡한 선수들이 있는 펜스 쪽으로 다가가 눈물을 훔쳤다. 최민정이 “정말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격려했지만, 램 슬롯는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동메달도 대단한 성과지만, 5위에서 3위, 3위에서 1위까지 치고나갔던 레이스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았다. 순간적으로 금메달이 눈에 보였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단거리 500m뿐만 아니라 1000m에서도 스타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눈물을 닦은 뒤 램 슬롯는 태극기를 두르고 다시 웃었지만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램 슬롯에게는 아직도 기회가 열려있다. 주종목 여자 1500m, 여자 계주 3000m를 남겨놓고 있다. 충분히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종목이다. 부침을 겪으면서도 생애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굵직한 성과를 거둔 램 슬롯의 레이스는 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3위로 골인한 램 슬롯.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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