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 통과됐지만 '합당'은 글쎄?…슬롯 잭팟 자신감 '당심'은 어디로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2.05 05:00  수정 2026.02.05 05:00

'전당원투표' 두고 신경전 고조

鄭, '슬롯 잭팟1표' 찬성률에 자신감 얻은 듯

합당 반대 여론 확산 '당심' 영향 변수로

당심에 따라 '鄭 체제' 지속가능성 결정

더불어민주당 슬롯 잭팟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슬롯 잭팟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핵심 공약인 '1인 1표제'가 한 차례 부결 끝에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눈여겨 볼 점은 반대 비율이 증가했음에도 의결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합당 문제 역시 당내 반발에도 투표까지 끌고 가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 안팎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변수로 보인다. 사실상 슬롯 잭팟 체제의 운명은 당심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의 의견을 재차 강조하며 "합당 여부에 대한 전당원 여론조사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라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한 이후, 줄곧 "당원이 하라면 하고, 말라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합당 문제를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인 만큼 당원의 의사도 들어야 한다는 취지지만, 오히려 당내 일부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실정이다.


당내 일부에선 숙의 과정이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당원 투표를 진행하면 당내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합당과 관련해 추진 배경이 6·3 지방선거 승리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선거 구도에서 시너지가 발생하는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합당 문제가 사실상 정쟁화돼 있는 상황에서 전당원 투표를 진행하면, 당원 간 갈등만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혼란이 점차 가중되는 상황에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결론을 내리려는 흐름은 문제 해결이라기보다 책임 회피에 가깝다"며 "충분한 숙의 없이 찬반 투표로 밀어붙일 경우 그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반목과 분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준호 의원 역시 YTN라디오 '더인터뷰'에서 "합당에 문제 제기를 하니까 당원에게 묻겠다고 하는데, 지도자로서 비겁한 발언"이라면서 "당원 투표는 결국 'O, X' 문제이기 때문에 당원이 분열되고 당이 분열된다.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전당원 투표가 당내 분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 이면에는 정 대표가 합당 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가 당원 투표를 거듭 언급하는 이유가 그동안 추진했던 역점 공약 모두 비당권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등가성을 맞추는 '슬롯 잭팟 1표제'를 두고 당내에선 보완 필요성을 두고 신경전이 펼쳐졌지만, 당원 의견수렴 과정에서 높은 찬성률이 나오자 반발은 사그라들었다. 당시 친명(친이재명)계 일부에선 "통과는 될 수 있어도 후유증은 남을 것"이라며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한 차례 부결된 '슬롯 잭팟 1표제'는 최근 권리당원 의견 수렴 결과 응답자 85% 이상이 찬성 의사를 밝혔고, 중앙위에서도 찬성이 60%로 나타나는 등 높은 지지 속에서 통과됐다. 재적 중앙위원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1차 투표와 달리 투표율과 찬성표도 증가했다.


다만 이언주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투표 참여자 기준으로 찬성률이 60.58%(312명)라는 당의 주장과 달리, 재적을 기준으로 찬성률을 계산하면 52.88%라는 반박도 존재한다. 반대표도 1차 투표에선 102표였던 반면, 2차 투표에선 203표로 늘어났다. 합당 등 정 대표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0이나 3대0이나 이긴 건 이긴 것이고 승리한 건 승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왼쪽)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슬롯 잭팟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일부에선 정 대표의 "승리한 건 승리한 것"이라는 발언이 사실상 합당 문제를 겨냥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합당 추진 여부는 크게 정책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 결정, 전당원 투표, 중앙위원회 투표 등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당내 반발이 거센 탓에 전당원 투표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투표에 부쳐지게 된다면 슬롯 잭팟 1표제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정 대표 측은 판단하는 모양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슬롯 잭팟 1표제가 통과됐는데, 이(합당) 문제의 사안은 다르지만 본질은 당의 주인인 당원이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똑같은 것"이라면서 "의원 간 토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당원의 직접 토론과 전당원 투표 등 과정을 통해 착실하게 하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당원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당심'에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합당 논의에 당원이 빠져 있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전당원 투표 전에 '전당원 여론조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정 대표는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라면 합당 찬성 비율이 높게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위 투표가 변수일 수 있지만, 당원이 높은 비율로 찬성한 사안이라면 정 대표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고 중앙위에서 부결된다고 해도 슬롯 잭팟 1표제처럼 재추진할 명분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친명계 일부에선 슬롯 잭팟 1표제와 합당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정 대표가 사면초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슬롯 잭팟 1표제의 경우 일부 보완 필요는 있어도 '당원주권 정당'이라는 대전제에 이견이 없는 만큼, 당초 통과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는 것이다. 다만 합당 문제만큼은 절차적 문제점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높고, 조직적으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당심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친명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슬롯 잭팟 1표제는 보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삼은 것이지 반대하는 인사는 아무도 없다"며 "혁신당과의 합당이 절차적 문제점이 있다는 점은 당내 공감대가 높고 반대 명분도 넘치기 때문에 전당원 투표에서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오판"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당 사태는 단순히 찬반 여부를 떠나 정 대표 리더십의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당장 정 대표 사퇴 여론까지 불이 붙지 않았지만, 당심도 정 대표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면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당심 향방에 따라 '슬롯 잭팟 체제'의 지속가능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사실상 정계 개편에 해당하는 문제를 여당 대표 단독으로 추진되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용으로 보여지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은데, 향후 결과에 따라 어느 쪽으로든 파장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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