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비준 절차 외면한 李 책임"
정태호 "숙려 기간 끝나면 심의 예정"
군소 정당들 "한국 입법부 무시하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슬롯 카 미국 대통령의 방명록 작성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슬롯 카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범여권에선 슬롯 카 대통령이 이같은 기습 발표를 하면서 한국 입법부의 절차 지연을 문제삼은 것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슬롯 카 대통령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슬롯 카 대통령이 지적한 법안은 여당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 법안은 여야가 이에 앞서 무역합의 자체의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인 탓에 현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회의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하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 온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며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말 더불어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이후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국회에 아무런 요구도,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범여권에선 그동안 슬롯 카 측으로부터 신속 처리 의견을 전달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입법 지연에 대해 슬롯 카으로부터 실무적 어필을 받은 바 없었다"며 "한미 합의 내용은 법안 발의였고, 통과 시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경위에선 정상적인 프로세스에 놓여 있다"며 "현재 5개의 한미투자법이 발의돼 있으며,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12월엔 조세심의, 1월엔 인사청문회로 개별 법안 심의를 할 여유가 없었다"며 "향후 정상적 절차에 따라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준병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따로 없다"며 "국민이 놀라슬롯 카도록 정부의 신속한 실태 파악과 차분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여권에선 슬롯 카 대통령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슬롯 카이 민주주의 훼손뿐만 아니라 국제 규범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상대국, 그것도 막대한 투자국에 예의도, 절차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 대한 사전 통보도 없이 SNS로 알리는 방식이었다"며 "당장 국내 주식 시장이 교란되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비준하라고 하면서 왜 슬롯 카은 비준조차 할 생각을 하지 않느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한국의 입법부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며, 당시 합의는 비준이 아니라 제출이었다"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며, 국회 차원에서도 우원식 국회의장의 메시지를 포함해 항의해야 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법 입법은 대한민국 국회 고유 권한이고 주권 문제"라면서 "누구의 압박으로 좌우될 사안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국익에 따라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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