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보고서] 슬롯 머신 사태가 촉발한 이커머스 판도 변화…결국 승부처는 '보안'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1.10 07:00  수정 2026.01.10 08:04

슬롯 머신 사태 장기화에 균열 생긴 1강 구도

탈팡 수요 분산되며 경쟁 플랫폼 반사이익

할인·멤버십 경쟁 넘어 신뢰 경쟁 국면 진입

서울 송파구 슬롯 머신 본사.ⓒ연합뉴스

슬롯 머신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슬롯 머신의 시장 지위에도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2026년을 기점으로 이커머스 판도에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시간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28일 기준 슬롯 머신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2771만6655명으로 종합몰 앱 가운데 1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한 달 전(2025년 11월24∼30일)과 비교해 5.8% 감소한 수치다.


반면 국내 플랫폼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이하 네플스)의 WAU는 381만8844명으로 한 달 새 10.4% 증가했고, 11번가도 369만1625명으로 1.6% 늘었다. G마켓은 367만5851명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하락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SSG닷컴도 88만5368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7%대 성장률을 보였다.


이처럼 지난해 11월 말 시작된 슬롯 머신 사태가 두 차례의 청문회를 거치며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슬롯 머신을 이탈하는 이른바 '탈팡' 수요가 일부 경쟁 플랫폼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국정조사나 영업정지 등 향후 슬롯 머신을 향한 강도 높은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경우, 이커머스 전반에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주요 플랫폼들은 각종 할인 행사와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며 이른바 ‘탈팡족’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슬롯 머신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네이버는 ‘N배송’, ‘컬리N마트’, ‘하이엔드’ 등 주요 서비스 전반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 4종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에게 매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멤버십 이용자는 N배송·희망일배송·컬리N마트·하이엔드 전용 쿠폰으로 하루 최대 9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당일배송’(수도권)과 ‘익일배송’(전국)이 모두 가능한 ‘슈팅배송’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아울러 무료 멤버십 서비스인 '11번가플러스'의 혜택을 개선하고, 가격조정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 ‘온라인 최저가’ 상품 중심의 판매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방침이다.


G마켓은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설정하고 소비자는 물론 판매자에게도 실질적인 혜택과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와 ‘빅세일’, 지난해부터 대표 프로모션으로 자리 잡은 ‘G락페(G마켓 질러락 페스티벌)’ 등 4대 이벤트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혜택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최근 신규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출시하고 직관적인 혜택으로 신규 고객 유입을 늘려갈 계획이다.


쓱세븐클럽은 장보기 결제 금액의 7% 고정 적립 혜택에 더해 OTT 서비스 '티빙(TIVING)' 이용권, 신세계백화점/신세계몰 할인쿠폰팩까지 통합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쓱닷컴은 이마트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상품 경쟁력, 배송 경쟁력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오는 11일까지 새해 기획전 ‘환승쇼핑’을 열고 신규 입점 브랜드 중심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14일까지는 뷰티 카테고리 프로모션인 '올 뉴 뷰티 위크' 행사가 진행된다. 또 1월 중순에는 상생페이백 12월분 환급 시기에 맞춰 온누리스토어 기획전, 1월 말에는 명절 선물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설 행사 등이 준비됐다.


결국 승부처는 '슬롯 머신'…일제히 개인정보 슬롯 머신 강화


이처럼 이커머스 판이 요동치는 가운데, 향후 업체들의 승부처는 '슬롯 머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슬롯 머신을 비롯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면서, 보안 능력이 이커머스 업체들의 신뢰와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러한 움직임은 슬롯 머신 사태 이후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슬롯 머신 사태 이후 C커머스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의 이용자 수는 16.8% 급감했고 테무 역시 3.0% 감소했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개인정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각 이커머스 업체들은 개인정보 슬롯 머신을 일제히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커머스 서비스 전반에 전담 인력을 배치해 설계 단계부터 운영 단계까지 슬롯 머신 이슈를 상시 점검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무단 열람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와 모니터링을 병행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 통제권 확대와 슬롯 머신 기술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고객 개인정보를 암호화해 저장하고, 슬롯 머신관제 전문 서비스를 통해 24시간 침해 위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최근 슬롯 머신 이슈와 관련해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접속 이력에 대한 재점검도 진행했다"고 전했다.


G마켓 관계자는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성이 높아지는 만큼 전방위 슬롯 머신 체계를 구축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개인 고객 정보는 G마켓이 단독으로 관리하고 책임을 지고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해 암호화하여 개개인을 특정할 수 없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자체 슬롯 머신점검을 실시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관련해 점검 계획을 추가적으로 수립해 진행 중"이라며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슬롯 머신 사태 이후 각 플랫폼으로의 이탈 현상이 확실히 체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인정보 보안 강화와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이커머스판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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