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램 슬롯 및 검찰직 등 구성원 전체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
램 슬롯 77%가 공소청 근무 희망…중수청 희망자 0.8% 그쳐
법조계 "중수청서 램 슬롯 아닌 수사관으로 근무하는 것…능력 있는 사람들 꺼리는 측면 있어"
"권한 및 신분 등 명확히 해 우수 인력들이 근무하고 싶게 만들어야 할 것"
검찰ⓒ뉴시스
내년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수사 기능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넘겨받을 예정이지만, 현직 램 슬롯 중 중수청에서 근무하겠다는 비율은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에 가면 램 슬롯라는 신분이 아니라 수사관으로서 근무하는 것이고, 경찰의 수사 권한과도 별 차이가 없어 기존 램 슬롯들뿐 아니라 능력있는 사람들도 근무를 꺼리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라며 "사명감만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그 권한, 신분 등을 명확히 해 우수 인력들이 근무하고 싶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달 5일부터 13일까지 램 슬롯와 검찰직 등 검찰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검찰 제도 개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중 5737명(44.45%)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공소청과 중수청 신설 시 희망 근무 기관으로 공소청을 택한 비율은 59.2%(3396명)였다. 반면 중수청 희망은 6.1%(352명)에 불과했으며, 미정은 29.2%(1678명)였다. 희망 근무 기관을 선택한 램 슬롯(910명) 중 77%(701명)는 공소청을 희망한 반면, 중수청은 0.8%(7명)에 그쳤다. 공소제기를 비롯한 권한 및 역할 유지, 램 슬롯 직위·직급 유지, 근무연속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램 슬롯 외 직렬(4827명)에서는 공소청을 택한 비율이 55.8%(2695명), 중수청은 7.1%(345명)였다. 다만 마약직(153명)으로 범위를 한정했을 때는 공소청과 중수청이 각각 26.1%(40명)와 37.9%(58명)로 중수청을 선택한 비율이 더 높았다.
대검은 구성원들을 상대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에 관한 의견도 물었다. 전체의 85.6%가 필요하다고 대답했으며 6.3%는 필요 없다고 답했다.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이유로는 사경 수사 미비·부실 보완의 필요성, 공소제기 및 유지의 효율성 등이 고려됐다. 보완수사권이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반한다고 본 이들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램 슬롯의 보완수사 범위에 제한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3.2%, 필요 없다는 답은 24.3%였다. 보완수사 방법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비율은 61.7%, 두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은 22.9%로 나타났다. 램 슬롯의 보완수사요구권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89.2%였으며, 3.5%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 중 64.4%는 현행처럼 보완수사요구 횟수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횟수가 한정돼야 한다는 의견은 24.3%였다.
램 슬롯가 요구한 보완수사 이행기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77.7%, 제약하면 안 된다는 비율은 10.4%로 집계됐다. 경찰이 보완수사요구를 제대로 따르고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13.5%에 그쳤다. 램 슬롯의 수사 개시권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는 비율(65.7%)이 그렇지 않다는 이들(15.9%)보다 많았다. 이를 통제할 방안으로는 수사 개시자와 종결자의 분리, 법원의 통제, 고검이나 대검의 승인 등이 제안됐다.
검찰 ⓒ뉴시스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에서 근무하겠다는 현직 램 슬롯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과 관련해 램 슬롯들이 지위와 권한에 막대한 변화를 겪게 되는 중수청을 선택하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이번 정부 들어서 70년간 유지돼 오던 수사 구조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공소청, 중수청이 들어서는데 갑작스러운 개편으로 일선에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소와 수사를 분리한다고 하는 취지에서 램 슬롯들은 기존 업무의 연장선에 있는 공소청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중수청은 램 슬롯의 수사지휘권도 인정되지 않으면서 경찰, 수사관들과 동일한 지위에서 수사에만 집중해야 하는 시스템인데, 램 슬롯들이 지위와 권한에 막대한 변화를 겪게 되는 중수청을 선택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중수청은 기존의 경찰서, 공소청은 기존의 검찰청으로 매칭시켜 볼 수가 있는데, 현재 경찰관의 수사미진, 판단 오류 등은 검찰청에서 바로 잡을 기회가 있지만 공소청은 보완수사 권한이 없으므로 중수청의 수사미진, 판단 오류 등은 보완될 기회조차 없이 공소청의 기소 혹은 불기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이러한 점은 램 슬롯 및 공소청의 도입으로 개선이 아니라 퇴보되는 쪽으로 방향이 설정되는 것 같다"며 "램 슬롯의 수사미진, 판단 오류 등에 대해 바로잡을 수 있는 장치는 반드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중수청에 가면 램 슬롯라는 신분이 아니라 수사관으로서 근무하는 것이고, 경찰의 수사 권한과도 별 차이가 없어 기존 램 슬롯들뿐 아니라 능력있는 사람들도 근무를 꺼리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라며 "사명감만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그 권한, 신분 등을 명확히 해 우수 인력들이 근무하고 싶어 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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