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그마틱 슬롯지구 방문한 오세훈 “문화재 보존·도시 개발, 양립 가능”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5.12.04 15:02  수정 2025.12.04 17:49

노후화된 현장 살펴보고 지역 주민 100여명과 간담회

사업 추진 의지 재확인…“노후 도심 방치 정책 안 돼”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프라그마틱 슬롯재정비 촉진지구를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고층 건축물로 인한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프라그마틱 슬롯재정비 촉진지구를 방문해 문화재 보존과 도시 개발은 양립이 가능하다면서 고층 개발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이 날 프라그마틱 슬롯재정비 촉진지구에서 개최된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 유산과 문화재를 보존하고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도시를 조화롭게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것은 분명히 양립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중심은 서울이고 이 곳 종로는 서울의 심장이자 중심”이라며 “재생이 아니라 쇠락과 침체, 보존이 아니라 방치의 정책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종로에 다시 한번 발전의 숨결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프라그마틱 슬롯지구 노후 지역 현황을 확인하고 정비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사업 현황을 브리핑하고 지역 주민 100여명과 생활 불편, 안전 우려, 사업 추진 과정의 어려움을 논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지금 남아 있는 130여 토지주들은 월세 수입이 끊기고 이주대책비 대출금은 이자가 원금에 맞먹을 지경에 이르러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프라그마틱 슬롯4구역은 세계유산 영향 평가 대상이 아니니 우리 주민들을 설득하지 말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청취한 오 시장은 노후 도심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프라그마틱 슬롯 논리를 떠나 ‘주민 삶의 질’과 맞닿아 있는 문제인 만큼 다시 한번 사업 추진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했다.


오 시장은 이 날 “녹지공간은 팍팍한 도시생활에 위안과 위로를 주는 공간”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시의 ‘녹지생태도심’전략과 맞닿아 있다. 서울시는 프라그마틱 슬롯지구에 총 13.6만㎡의 도심 녹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으로 북악산부터 종묘, 남산까지 잇는 ‘남북 녹지축’을 조성해 도심 경쟁력을 높이고 30년 이상 낡은 건축물이 밀집한 프라그마틱 슬롯지구 안전 취약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전날인 3일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프라그마틱 슬롯상가 재개발 이슈 총 정리’ 영상에서 “녹지가 턱없이 부족한 서울에 종묘~남산 녹지축이 생기면 세계 도시계획사에 획기적 성공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녹지생태도심을 통한 도시재창조는 녹지 갈증이 높은 서울시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프라그마틱 슬롯재정비 촉진지구를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앞서 오 시장은 이 날 오전 프라그마틱 슬롯지구 내 종로24길과 돈화문로2길을 거치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낡은 건물과 전선이 복잡하게 얽힌 전신주 등을 살펴보고 나서 프라그마틱 슬롯상가 3층으로 이동해 주민들을 만났다.


이 날 직접 프라그마틱 슬롯지구를 방문한 것은 이 일대 개발과 재정비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경관 훼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프라그마틱 슬롯지구는 노후화로 30년 이상 된 건축물이 97%, 목조 건축물이 57%를 차지해 개발 필요성이 언급돼왔으나 개발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프라그마틱 슬롯지구 정비사업과 관련, 지난 10월 말 프라그마틱 슬롯4구역 고도 제한을 완화한다는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을 고시했다. 종로와 청계천에 접해 있는 프라그마틱 슬롯4구역의 고도 제한을 종로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프라그마틱 슬롯체육관광부와 프라그마틱 슬롯재청은 시의 계획대로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유네스코 세계프라그마틱 슬롯유산인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크게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시는 정부의 경관 훼손 우려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으로 건물 높이 제한을 상향하지 않으면 경제성도 낮고 녹지를 조성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마치 이곳을 시의 계획대로 발전시키면 세계문화유산에서 취소될 것처럼 선동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건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프라그마틱 슬롯과 문화재 보존을 양립하는 방안을 찾는 게 정부 당국자가 해야 할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신청하는 주체는 SH지만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주민이 동의해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주민이 동의할 생각이 없다면 시에서 요청 드릴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프라그마틱 슬롯4구역 개발을 두고 “해괴망측한 일”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관련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의 삶의 터전이고 재산인 이 지역이 바뀌는 게 해괴망측한 계획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주민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정비사업의 병목지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업 추진 일정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프라그마틱 슬롯지구 전반의 노후 인프라 개선을 비롯, 안전 확보와 개방형 녹지 조성 등 핵심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사업 진행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도 또한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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