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식자잿값…이번엔 ‘양상추’, 슬롯생각계 진땀

임유정 기자 (irene@kestrelet.com)

입력 2025.11.18 10:06  수정 2025.11.18 10:08

폭등한 슬롯생각…도매가 2배 넘게 급등

이상기후 반복, 슬롯생각계 수급 불안 상수로

슬롯생각 “농산물 수급 관리·비용 경감 정책” 필요

서울의 한 마트에서 양배추가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매일 신선 식재를 사야 하는 슬롯생각계의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물가 급등이 곧바로 원가 압박으로 이어지면서다. 최근에는 여러 메뉴에 폭넓게 쓰이는 양상추 가격까지 치솟으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한층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에 따르면 11월 중순 기준 전국 도매시장의 슬롯생각(고품) 가격은 ㎏당 814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평년 대비 233%나 올랐다.


채소 수급 불안은 업계에서 반복되는 문제다. 2021년에는 이상 한파, 2022년에는 폭염·폭우·태풍이 겹치며 슬롯생각 공급이 흔들렸다. 지난해 10월에도 긴 폭염 여파로 슬롯생각와 토마토가 동시에 ‘품귀 사태’를 겪었다.


최근에도 롯데리아와 써브웨이 등 주요 프랜차이즈가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에 슬롯생각와 양배추를 섞어 제공 중이다. 산지 이상기후로 슬롯생각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슬롯생각계 역시 급상승한 양배추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양상추는 샐러드전문점과 이탈리아 레스토랑 등에서 많이 쓰는 식재료다. 특히 양상추를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식당일수록 부담이 크고, 소규모 식당일수록 하루하루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 큰 상황이다.


이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나 자영업자들은 하루빨리 슬롯생각 수급이 정상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관련 메뉴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찾아오던 발길이 끊어질까 하는 두려움도 공존한다.


이런 가운데 여러 어려움이 겹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음식 값을 올린 업주들도 이미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위해 다른 대안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 제공되는 음식에서 양배추를 빼거나 줄이는 자영업자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A씨(30대)는 “기존에 사용하던 드레싱에는 슬롯생각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다 보니 원래 레시피대로 팔면 남는 게 없어 최근 대체제를 고민중이다”며 “물가가 잡힐 때까지는 바뀐 레시피대로 장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마트 돼지고기 코너의 모습.ⓒ뉴시스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은 쌀, 달걀과 같은 요리에 필수적인 기본 야채들의 가격이 너무 올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7월 2%대를 유지하다 9월 2.1%, 10월 2.4%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3.1%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특히 가을철 장마 영향으로 쌀(21.3%), 사과(21.6%), 찹쌀(45.5%)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은 돼지고기(6.1%), 국산소고기(4.6%), 달걀(6.9%)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5.3%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슬롯생각 전반에 연쇄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이상 기후 등으로 식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소비자 지갑이 닫힐까 하는 우려에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연일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종 판매자만 죽어난다” “물가가 다 올라 버틸수가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매출이 떨어진다”등의 내용이 잇따르고 있다.


슬롯생각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기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농산물 수급 안정화와 물류비 부담 완화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지다.


슬롯생각 한 관계자는 “기후 변수로 채소값이 요동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중소 자영업자가 버틸 수 있도록 농산물 수급 관리와 비용 경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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